지하철에서의 에피소드
연결선 막차를 타기 위한 필사의 노력
모년 모일 밤 11시 20분 경성대역,
‘양산행 2호선 마지막차는 11시 32분 출발입니다‘라는 접이식 팻말이 개찰구 위에 놓여 있었다.
앗차 하는 생각에 스마트폰으로
서면에서 노포동방향 환승 막차를 검색하니 11시 45분이란다.
경성대역에서 서면역까지 7개역,
계산하면 14분으로 11시 46분 도착.
아뿔사!
경우의 수를 조합해보니
최선의 경우 10초 상간이다.
서면역 도착 직전
출입문에서 100미터 출발 자세로 대기.
열리는 문을 비집고 내달리다가
반대 방향의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청년과
충돌을 반사적으로 피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에스컬레이터 인파를 비집고 달려서
상층에서 고개를 돌리자 멀리 1호선 열차의 열린 문이 보였다.
나는 야구 주자가 되었고
태그 되느냐 마느냐 하는 순간 슬라이딩으로 세이브 !
순간 내가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각본과 달리 문이 닫히지 않는다.
잠시 후,
"이 열차는 연결노선의 손님을 태우기 위해 잠시 정차중입니다"라는 안내멘트가 흘러 나왔다.
억울했다 !
따지고 보면 내가 억울할 일이 아닌데
그래도 억울했고,
나는 목까지 찬 숨을 몰아쉬었다.
평소 지하철을 타지 않아서
정보 부족으로 생긴 일이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웃긴다, ㅎㅎㅎ.
* 부산 지하철 1호선의 운행구간은 노포동역-신평역이고, 2호선은 해운대역-양산역 간을 운행하며, 환승역은 서면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