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지네언니 Jun 06. 2023

230529-0604

병원 투어, 여행 준비, 일하기 싫어병, 의자 추천


한의원 쌤이 40대가 되면 그 동안 몸을 혹사시킨 대가를 받게 된다고 하더니 요즘 그 말을 몸으로 실감하는 중이다. 한 달 사이에 병원을 몇 군데를 갔는지. 감기 몸살로 죽을 뻔 하다 일어났더니 이제는 허리랑 다리가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너무 바빠서 병원갈 시간도 없어 질질 짜면서 일하다가 주말 아침에 병원에 진짜 기어갔다. 사진 찍었더니 내 요추가 천추랑 붙어 있단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렇단다. 남들은 5개로 움직이는데 나는 4개밖에 없어서 더 무리가 간다고. 선천적인 증상인데 왜 지금에서야 통증이 생기나요? 원래 40대가 되면 쓸만큼 썼다고 신호를 보내는 거에요. ...네. 주사 맞고 약 먹었더니 주말에 한결 살 것 같더라. 집에 와서 찾아보니 척추이행성이라고 더러 있는 경우란다. 대부분 신경차단주사나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같은 치료를 받는다는데 한 두 푼 하는 치료가 아니라 오늘은 재활의학과를 가봤다. 사진을 좀 더 많이 찍었고 증상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자세히 들었다. 척추이행성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로 인해 4,5번 사이가 좀 벌어져 있어 디스크가 탈출할 가능성이 있단다. 그리고 4번 위치가 좀 틀어져서 신경을 누르는 것 같으니 도수치료로 교정을 받아보라더라. 일단 한 번 받아보고 결정을 하래서 30분에 10만원짜리 도수 치료를 받았다. 도수 치료사가 의사보다 더 조근조근 설명을 잘해줘서 그건 좋더라. 몸이 쓰레기입니다 라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근육의 질이 좋은 편이고 골반 균형도 잘 맞는 편이라며 관리를 잘했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 2년 넘게 돈 들여 필라테스한 효과인가. 뭐라도 좋으니 다행이다 정말. 30분 정도 마사지 받으니 근육이 좀 말랑하고 부드러워진 느낌이 들어 좋긴한데 보험사에 전화해보니 10번이 넘어가면 손해사정사가 나온다네. 아플 때 보장 받으려고 개같이 벌어서 보험료 내고 있는데 치사하고 더럽다 정말. 일단은 다른 병원도 한 번 더 가 볼 예정. 큰 정형외과 가서 한 번 더 찍어보고 종합해서 치료 계획이든 운동계획이든 세워야지. 


일본 여행 간다. 목표는 콘서트이지만 1차 떨어지고 2차 기다리는 중이라 솔직히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음. 티켓도 없는 주제에 호텔이랑 항공권부터 예약해서 무를 수도 없음. 그냥 무작정 가는 거임. 그래도 일단 가면 양도표라도 구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가기로 함. 집 밖에 나가는 거 너무 싫어해서 국내 여행도 안 하는데 해외 여행이라니. 일본은 해외도 아니라지만 그래도 여권 들고 나가면 해외 맞잖아. 10년 전에 면세 쇼핑 하고 싶어서 대마도 갈 때 한 번 쓴 여권이 만료되서 여권도 재발급 받았다. 극 J라 엑셀로 스케줄 짜고 쇼핑 리스트 짜는 중인데 출발도 하기 전에 벌써 힘들다. 나가는 김에 남들 다 있다는 명품 지갑 하나 사려고 매장도 다 봐두고 매일 사이트 들어가서 재고 확인 중. 트래블로그가 그렇게 편하대서 카드도 새로 발급받았다. 근데 아직 월급 안 들어와서 환전을 못하고 있음. 인터넷 면세로 일 년치 화장품 카트에 담고 일본 가서 쇼핑할 목록 정리. 꼭 사와야 할 것은 선블럭, 탐폰, 에이오셉, 위스키.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글리코 상도 오사카 성도 관심없어서 갈 예정 없어서 주유 패스도 안 끊을 거다. ...이 정도면 그냥 쇼핑하러 가는 건데. 비행기값 아까우니까 제발 자리 하나 주세요. 쿄세라 돔에 자리가 그렇게 많은데 내 자리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일하기 싫어병. 왜 걸렸냐면 남들이 대충 일하는게 꼴보기 싫어서. 지각한 주제에 설렁설렁 지 할 거 다 하고 수업 들어가는 미친년 꼬라지도 보기 싫고, 수업 준비도 안하고 들어가서 교과서만 읽어주는 병신새끼도 보기 싫고, 그래서 자꾸 불만 나오면 나한테로 수업 몰아넣는 것도 빡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 상태다. 그래서 두 번 설명할 걸 한 번만 설명하고 복사 두 번 해 줄 거 한 번 해주고 만다. 판서 하러 팔 드는 것도 귀찮아서 말로 불러주고 치운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근데 더 괴로운 건 그러고 나오면 내 성에 안 차서 더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거다. 나는 왜 그런 스스로를 참지 못할까. 남들은 다 대충 하고도 잘만 사는데 나는 왜 그러지를 못할까. 그래서 정말 하기 싫어를 백만번씩 외치면서 꾸역꾸역 일하는 중이라 너무 괴롭다. 


지난 달에 책상을 바꾸고 이번 달에 의자를 바꿨다. 책상을 바꿨더니 더 자주 앉게 되고, 의자가 불편하다는 게 더 절실히 느껴져서. 다들 의자하면 시디즈라길래 사이트를 봤더니 너무 비싸. 근데 비싼 건 이유가 있을 거 같긴 해. 이 돈 주고 사는데 일이천 원 아끼자고 인터넷으로 사기는 싫어. 그래서 매장에 가서 앉아봤다. '여러분 의자는 앉아보고 사야 합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랑 직접 앉아봤을 때랑 완전 다르다. 내가 사려고 했던 의자는 오히려 불편하고 저게 편할까 싶던 의자가 훨씬 편한거다. 직원분이 그러시더라 대부분 와서 본인이 사려던 거랑 다른 의자로 사 간다고. 17만 원짜리 의자는 처음 사봐서 결제할 때 손이 떨렸지만 보름 가까이 앉아보니 진작 살 걸 싶더라. 확실히 의자가 편하니까 오래 앉아있게 되고 집중도가 올라간다. 디자인도 예뻐서 매우 만족중. 의자도 샀으니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일하기 싫어병 언제 나으려나.  

매거진의 이전글 230522-2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