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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미 Oct 03. 2024

꿈에 그리던 수원 스타필드를 다녀와서 후회하다.

하고 싶은 건 역시나 해봐야 미련이 남지 않는다. 뭐든 해보라

세상에는 해본 후회와 안해본 후회 두가지가 있다

그래도 해본 후회가 낫다.


 어제 연수에서 들은 정우철 도슨트님의 강의에서 가장 마음에 오래 남은 구절이다.


그래서, 나는 늘 마음먹었다가 포기했던 그 곳. 수원 스타필드를 가고 후회를 해보기로 한다. 이것은 스타필드를 가기 위한 나름의 자기 합리화인가.

 여름방학때 가고 싶었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하길 여러차례였다. 사람도 많고 가는 데 2시간 넘게 걸린다고 남편도 늘 심드렁한 반응이어서 마음 속에만 품고 지냈다. 그러다 어제 운명처럼 그 문장을 만나고, 해보고 후회하기로 한다. 누군가는 쇼핑몰 하나 가면서 뭐 이렇게 거창한 서두를 붙이나 싶을지도 모른다. 비유를 하자면 아이들에게 유토피아같은 공간이 에버랜드라면, 내게 유토피아는 스타필드같은 대형쇼핑몰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내가 열망하고 꿈꾸는 곳이라는 뜻이다.

 사람은 목적이 있으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했던가. 아침 8시반에 눈을 떠서 김에 밥을 대충싸서 아이들 먹일 도시락을 준비하고, 옷만 대충 걸치고 10분만에 준비를 마친다. 아침 운동, 정성껏 하는 화장도 패스다. 오직 수원 스타필드를 간다는 일념하나로 나온다. 운전대도 내가 잡았다. 가기 전의 설렘이 동력이 되어 운전에도 초집중, 뒤에서 아이들 성화도 스무스하게 받아준다. 눈 앞에 스타필드가 보이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린다. 유년시절 에버랜드를 처음 갔을때의 웅장함을 느낀다.

다행히 주차할 곳도 한번에 찾고, 북적이는 사람들 속 밥먹을 장소도 바로 찾는다. 매의 눈으로 응시한 덕분이다. 역시 열망하고 좋아하는 것 앞에선 또 다시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다.

  멋진 야외정원도 구경하고, 우연히 들어간 옷가게에서 맘에 드는 곳도 사고, 지방에선 잘 보이지 않는 다양한 디저트 가게도 구경하며 나만의 에버랜드에서 눈요기 실컷하다 돌아가는 차에 몸을 싣는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남편에게 말했다.


 “이제 수원스타필드 노래 안불러도 되겠어, 궁금증이 해결되었어“

남편은 웃으며 자기도 이제 그 노래 더 이상 안들어도 되어서 좋다고 한다.

 역시 해본 후회가 나은건가. 온 걸 후회는 하지 않았지만 한 번 해보고 나니 속이 시원해진다.

 궁금한 건, 역시나 해보고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궁금하고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건 삶에 대한 기대가 희망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삶이 무기력하다 싶을 땐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을 부단히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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