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6학년 담임. 그 무게감에 대하여
올해 나는 새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 교사들에게 새학교 전근=6학년 담임 이라는 공식이 국룰처럼 존재하는 교육현장에서 새학교의 새 자는 설레임과 공포심을 동시에 안겨준다. 차로 5분 거리의 인근 학교에 전근을 가게 되어 뭇 동료교사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을 한몸에 받은 것도 잠시, 새학교에 인사를 가서 나는 가슴이 쿵 떨어지는 일을 경험한다.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는 업무 분장을 받자 마자 저 멀리 심연으로 한 순간에 날아가버리고야 만다.
네? 제가 6학년이라구요?
하얀색 업무분장표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6학년 담임교사 7자리. 마침 나와 같이 새학교에 인사온 분은 딱 7분이었는데 우리는 순간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다. 올해 6학년이라는 배에 함께 올라탄 동학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미 그 학교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귀동냥으로 들은 바 악명높은 6학년이란다. 각종 사건사고를 치며 활개를 치고 다녔던 아이들. 교실 붕괴도 이미 여러번 일어나 담임 교체가 5번이나 된 학급도 있단다. 친구의 입으로 차례로 흘러나오는 그 무시한 말들에 가슴이 두 번 쿵 떨어진다. 얼어붙은 7명의 얼굴을 보시던 온화하신 표정의 교감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금 철이 없고 귀여운 아이들이예요"
우리는 보았다. 교감선생님의 입가에 억지로 지어지던 희미한 미소를.
그렇게 학교를 나온 7명 모두는 얼굴이 흑빛이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13년만의 6학년 담임,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지난 3년단 늘 예쁜 미소와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던 4학년 담임이라는 동화 속에서 빠져나와 냉소적인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며 선생님 말은 귓등으로 듣지 않는 현실드라마로 복귀해야 한다니.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연거푸 한숨이 나왔다.
작년과 달리 개학 전날 내게 다가오는 무게가 사뭇 다르다. 예쁜 꽃밭을 우아하게 거니는 것이 아닌 칼을 차고 전장터로 향하는 이순신 장군의 심정이랄까? 칼 대신 나는 아이들의 기강을 잘 잡기 위한 단단한 학급규칙을 차고 내일 당당히 맞서련다.
네? 제가 6학년이라구요? 라며 부인하는 대신
에서 네. 제가 6학년입니다. 라고 이제 인정해야 할 때가 이제 오고 있다.
승리를 확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맞서야 알 수 있다며 망망대해로 배를 끌고 기세등등 나가던 이순신 장군의 마음으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