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혼자 찾던 중에 인터폰으로 가더니 막내가 자기 핸드폰 번호를 눌렀다. 동네 확성기처럼 '쩌렁쩌렁'하게 발신음이 들렸다. 아들이 찾기 시작했고, 큰딸이 합류했다. 인터폰 전화가 끊기고, 아들이 자기 핸드폰으로 막내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다. 꺼졌을 거라고 생각한 막내 핸드폰에서 신호음이 들렸다.
"다들 조용히 해! TV 끄고!"
우리는 모두 숨 죽이며 딸 핸드폰의 신호음에 집중했다. 우리 가족의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막내 핸드폰이 신호를 보내도 소리가 작아 아무도 찾지 못했다.
"엇다 숨긴 거야?"
아들이 말했다.
"숨긴 게 아니라 잃어버린 거라고, 오빠!"
"잠깐, 조용히 해 봐! 누가 전화를 받는데?"
나는 순간 막내 핸드폰이 순간 이동을 한 줄 알았다.
“지금은 받을 수 없사오니, 나중에 다시 걸어 주시기...”
아들이 자기 핸드폰에 상대방 전화가 안 되면 들리는 기계음에 집중하고 있었던 거다.
“하하하!”
“하하하!”
큰딸과 나는 웃고 막내는 못 찾아서 실망한 눈치였다.
냉장고에 넣어둔 건 아니겠지?
큰딸이 엉뚱한 대로 시선을 돌렸다. 예전에 친정에 온 동생 딸 주려고 택배를 붙였는데, 과자와 작은 손목시계를 넣었는데, 아버지가 모두 먹는 걸로 알고 냉장고에 넣으셔서 그 걸 찾느라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이 생각났다.
"있겠어!"
막내가 말했다.
"나 열받았으니까 아무도 건드리지 마!"
가족 넷이 찾는데도 막내의 핸드폰을 찾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 소파에 줄곳 있었잖아! 다시 한번 찾아봐."
내가 말했고, 막내는 찬찬히 소파 주변을 살폈다.
"찾았다!"
막내는 소파 매트 모서리 아래에 있었다며 '숨바꼭질'의 술래처럼 기뻐했다.
"오빠, 핸드폰 찾았음!"
"언니, 핸드폰 찾았음!"
"엄마, 핸드폰 찾았음!"
상황종결!
막내는 같이 찾으러 다녔던 동지들에게 보고 하느라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