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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나비 Sep 16. 2024

모래여인  2

그녀가 머물다 간 자리는

언제나 까끌까끌했다

손바닥으로 쓸면,

적막한 모래가 묻어났다


그녀의 주머니에서 흐른 건지

그녀가 비빈 눈에서 떨어진

알 수가 없었다  

   

그녀가 걸을 땐 말없이 서걱대다

바람 불 땐,

쉿 쉿 허한 소리가 났다


뭔가 비어있는 마른 고대(苦待)가

유리병 같은 몸에서 우우―

맴돌다 떠나는 소리도 났다

떠나는 소리 뒤에는 물처럼

촤르르 모래 차는 소리가 났다


그녀가 모래를 따라가는지

모래가 그녀를 따라가는지

한 몸인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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