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돌고 있다
돌고 있는 먼지에
먼지가 끼인다
돌돌 솜사탕처럼 돌다가
단단한 돌멩이로 변해
바람 든 구멍 속으로
쏙―
빠진다
툭―
뱉어낸 말.
랜덤이다!
나는 모른다
모르는 돌에
사람이 맞는지
동물이 맞는지
지구가 던진 돌에
지구가 맞는다
사람이던지 돌에
사람이 맞는다
뭘 넣어서
자기가 맞아!
선악과를 빠뜨렸는지
카인이 던진 돌이
떨어졌는지
먼 핏줄의 얘기가
온몸에 근육처럼
튀어나온 얘기가
삼백 대 할아버지의 말이
십 대 할머니의 머릿속에도,
어머니의 머릿속에도 돌다가
불붙는 헐거운 구멍 속으로
술술
빠진다
돌돌 돌아가는
익숙한 알갱이들이
거름망 없이
바람난 눈으로
불타는 입술로
쓱―
손으로
티 없이 빠져나온다
돌멩이인지
바윗돌만 한지
알 수 없는 무게의
먼지들이
투명하게
쓱―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