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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chard Joe Dec 11. 2023

사투 10

목조주택 골조 세우기 3편

오늘도 아침 햇살은 뜨겁다. 내려 쬐는 태양의 위력은 사람을 한없이 초라하게 만든다. 

비계발판이 되어 있어야 구조물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오늘도 비계 사장님은 오지 않는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나머지는 발판 완료 되면 하자" 

"위험한 작업은 하지 말아!"  목소리에 짜증이 나있다. 일정을 이렇게 잡으면 무조건 팀장이 손해를 보는데도 하청을 받는 입장에서는 할 수 없다. 

"내일 비가 잡혔다. 어제 지붕 서까래 완료 한 거 합판 덥고 시트 작업해라"  지웅이 볼맨소리로 

" 위험한 작업 하지 말라 면 서요"  조팀장이 당장 

"집에 가라" 그런다. 정말 짜증이 났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위험한 작업이 아닌데도 지웅이 뱉은 한마디에 현장 분위기는 엉망이다.  

철수가 " 실링에서 잡아주고 페이샤 달면 되잖아! 그리고  합판치자" 분위기를 알아서인지, 철수가 먼저 사다리를 받치고 지붕에 올라간다. 

"지웅아 올라와" 

모르는 척 웅이도 타정기를 연결하고 올라간다. 일상이다. 일정이 맞지 않으면 일이 힘들어지고 위험해진다. 지금은 일을 쉴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뒤에 있는 일정이 산떠미다. 요즘 일이 없다고 해도 조팀장은 일이 밀려 들어온다. 2부에서 말한 그런 부분들을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보통 도급 현장이면 업자나 소장이 상주하고 있을 법 한데, 조팀장 현장에서는 소장이나 업자는 처음 시작 미팅과 3~5일 지나 한번 마지막 마무리 한 번으로 끝이 난다. 사실 일하는 목수 입장에서도 업자나 소장이 있으면 불편하다. 이것저것 주문을 하고 말을 시키니 불편해한다. 


    지붕에서 "14f 1/4  2x6 페이샤 잘라줘 "  "곧은 놈으로"  호영이가 

"14f 1/4 " 외친다. 이렇게 지붕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번 집에 특성상 페이샤는 얼마 되지 않는다. 구조물속에  지붕이 숨어서 뒤쪽으로만 페이샤를 달면 되는 지붕이고 지붕각이 완만하다. 

"형 합판 준비 좀 해줘"  철수가 말한다. 

"어" 조팀장이 원형톱과 가이드를 준비하고 지붕 합판(osb)을 벽체에 세우기 시작한다. 

"호영아! 너는 주변 정리 좀 해줄래 내일 비계 온다니까 주변에 있는 자재들 건물 본체에서 1m 정도 벌려 놓고. " 

"예" 

"형 2인치 못하고 합판클립 좀 올려 주세요!"  아침에 한바탕 한 것 때문인가 웅이가 말이 없다.  조팀장이 모른척하고 

"지웅아 너 합판 클립 어디다 놓았니"  무심한 이 말에 

"팀장님 제가 가지고 올게요!"  이렇게 지웅이와의 냉전? 은 끝난다. 좀 우습지만 남자들이 모여 일하면 이런 일은 일상 다반사다.  서로 고생하고 서로 배려하는 것을 잘 알기에 이런 시시한 싸움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한다. 합판(osb) 첫 장 오더는 웅이가 부른다. 

"56인치"  

"좀 길게 가자"  

"팀장님 다음장 온장 붙이려면 이게 맞는데" 

"알았다"  

    아무리 팀장이라도 지붕 위에서 판단하는 동료들의 지시를 따른다.  다들 그들만에 경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 골조에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아니면 동료의 판단을 존중한다. 

" 클립 제대로 끼워" 

"넵"  선수들이다.  10시가 지나기 전에 35평 지붕의 반인 낮은 지붕은 완료했다. 

"내려와 물 한잔 한자"  조팀장이 말한다. 합판이 거의 다 완료되기 전 아침에 화낸 것이 미안한지 호영이에게 "편의점 가서 얼음컵에 커피 사 와"라고 말해 호영이가 편의점을 다녀온 상황이다. 철수와 지웅이 내려오면 시원한 커피가 기다리고 있다.  마무리를 하고 내려오는 웅에게 

"가네(직각)는 잘 맞지 shad(외물메) 지붕이라 조금 안 맞으면 난리 난다." 

"잘 맞아요 팀장님만 잘 잘랐으면" 

"야 커브로 잘라도 네가 맞춰야지"   

"웃는다" 이렇게 아침의 작은 사건은 해결이 났다. 


    타는 듯한 태양은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시트 작업 하고 하자" 

"형 시트 햇볕 받아서 작업 안 되겠는데" 

"뭐?  옮겨 놓을 걸"  방수 시트지가 열을 받으면 자기가 스스로 붙어 버린다. 시공에 문제가 있다. 조팀장이  직사광선열을 조금이라도 피해볼 요량이다.
"알았다. 호영아 시트지 안으로 옮기고 비닐 벗겨 놔" 

"예" 


    조팀장이 "너무 더운데 지붕 말고 벽체부터 작업할까?"  

"형 그냥 지붕부터 하죠 어차피 뜨거운 것은 마찬가지니까? "

 "구조물이 완료 안 돼서 어쩌지?" 

"구조물까지만 합판 치고 시트지 덮어요! "

"그래 우선 그렇게라도 하자."

작업이 시작되자 점심시간 전에 합판이 마무리되었다.  배달음식 차가 음식을 내리고 출발한다.

"밥 먹자"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오전에 작업량이 많았다. 지붕합판 작업이 거의 끝났다. 다들 벌써부터 지친 기색이 다. 

"2시부터 시작하자"  

"그래요! 오늘은 정말 죽겠는데" 철수가 말한다.

"팀장님 시트지부터 덮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저녁 늦게 비 온다는데" 

"그래 밥 먹고 쉬었다가 전부 올라가 시트지부터 마무리 하자!"  

오이냉국에 밥 한 그릇 말아서 먹고 다들 그늘로 숨는다. 약 1시간 30분 정도의 낮잠이 기다리고 있다. 꿈같은 시간이다.   

    

    ~  목조주택을 짓는 업체나 업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골조는 비를 맞아도 되는데, 우리는 절대 합판은 비를 맞히지 않는다."  틀린 말이다. 이 말은 정말 멍청하고 우매한 사람들이 자기 과시로 만들어 낸 말이다.  간단한 답은 이렇다 (목재와 합판은 비를 안 맞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비를 맞았을 경우 잘 말려서 수분이 없어지고 다음공정을 시공해야 한다.)이다. 너튜버 인터넷 블로거 이런 곳에 글을 보면, "우리는 비를 안 맞히기 위해 포장을 합니다." 정말 무식한 짓이다. 포장을 쉬우게 되면 내부에 습도가 높아져 나무가 더욱 상하게 되는 것은 왜 모르는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목재들을 물에 담가서 잘라보라 목재 겉 부분만 젓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합판(osb)은 어떠한가 포장을 하는 순간 합판(osb)에는 곰팡이가 잘 자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  결론은 비는 안 맞히는 것이 최고이지만 맞았을 경우 잘 말려서 그다음 공정을 진행해야 한다.    자재들은 비를 맞아도 됩니다. 비를 맞아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합판(osb)이 약간 부풀어 오를 뿐 강도와 응력에는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필자의 글에서도 잘 나와 있습니다.  목수들에게 포장을 씌워 달라고 요구하는 업자들이 있습니다. 작업하는 과정이 정말 위험합니다.  아무런 이익이 없는 작업을 지시하고 시행하는 이런 분들은 목조주택을 모르는 사람 아닐까요? 이런 사람들과 계약했으면.....  더 긴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오후 작업은 시트지 부착으로 시작되었다.

 "호영아 해머 타카와 핀 준비해라" 

다들 일사 분란하다. 비계가 없는 관계로 시트지를 모두 사다리로 올리는 불편함이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다들 지붕 위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뜨겁다. 시트지는 비닐을 제거하자 합판과 한 몸이 되려 한다. 미치고 환장하겠다. 다들 목소리가 높아진다. 

"아 좀 제대로 잡아" 

또 엉켰다. 억지로 펴서 작업을 이어간다. 


   이쯤에서 다들 의문이 가는 내용이 있을 것이다.

" 비를 맞혀도 되면 비를 맞히고 시원할 때 작업하면 되지"

 이렇게 물어볼 것 같다.  필자의 답은 이렇다

" 비를 맞혀도 된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비를 맞히면 집에 내부에 물이 들어가게 된다. 집내부에 바닥은 콘크리트이다. 이것이 젓으면 마를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합판을 붙인 관계로 햇볕도 들지 않는 그늘이다. 그래서 집 안으로 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트지 작업을 하는 것이다. 합판(osb)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  이제 답이 되었는가?   

    오후 작업이 시작되었다. 벽체에 합판(osb)을 붙이는 작업이다.  이 또한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골조의 완성이며 구조채의 완성이다.  대충 넘어갈 수 없다. 아무리 잘 조립된 구조라도 합판을 작업하지 않으면 완성된 골조라고 볼 수없다.  그냥 대충 자르고 대충 붙이는 그런 작업이 아니다. 직각을 확인하고 수평을 확인하고 전체 사이즈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작업한 내용의 복습이라고 할까?  철저하게 작업하고 정확한 수치로 작업해야만 한다. 이것을 놓치는 순간 우리는 후공정 기술자들에게 "ㄱ  목수"라는 말을 듣게 된다.  


"팀장님 클립 작업하나요?"  웅이가 묻는다. 

"어"  

"합판 사이만 떨어지게 작업하면 되죠?"

"어 하던 데로."   묻지 말라는 이야기다.


"형이 잘라 주실 거예요?" 

"그러지 뭐  합판부터 좀 날라!"

"예"   전부 합판한 장씩 들고 나르기 시작했다. 조팀장

"오늘 나는 좀 빼 줘라 손이 아파서 도저히 안되겠다."  현장에서는 한 사람이 빠지면 다른 사람이 힘들어진다. 하지만 오늘은 도저히 안될 모양이다. 봄작업에 다친 오른쪽 팔이 계속 문제가 있다. 

"형 병원에 가봐요!" 

"알았다. 다음 현장 마치고 가는 병원에 가야겠다. 이러다간 올해 일 못하겠다."

"그냥 지금 갔다 와요!"  말이 없다.  다들 마음만 있을 뿐 할 수 없는 일이다.  한 사람이 빠지면 정말 힘들어지는 것이 골조 현장이다. 여유가 있는 현장은 없다. 열심히 일해서 자기 일당을 벌어가는 것뿐  

조팀장이 깁게 한숨을 쉰다.  "휴~~~~~~~~~"

 

    맹렬하게 용맹을 떨치던 태양은 어느덧 산 위에 걸려 있다.  

"다들 날씨 한번 봐!"  공구 정리 하는 중에 조팀장이 말한다. 

"내일 비계(비계) 작업 가능한지 내 앱에는 오늘 저녁만 있는데"

"저도 그래요" 

"형 난 내일 아침까지 인데" 

"아 내일 쉬어야 하나?"  

"팀장님 내일 아침에 상황 보죠! 어쨌든 비계는 오잖아요!"

"그래" 


이렇게 또 하루가 마감되었다. "오늘 막걸리 어때?"

"ok"


4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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