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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Jul 25. 2024

수국이 지는 게 아니라 여름이 무르익는 즈음

표현해야 사랑입니다.


솜사탕 같던 수국이 아직도 둥글둥글 남아있었다. 보랏빛 분홍빛과 하늘같이 파랗던 그 꽃은 이제 머릿속에만 남았다. 잿빛으로 변한 꽃 사이에 한두 송이가 아쉬운 듯 제 색을 띤 채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수국이 지는 게 아니라 여름이 무르익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미소리는 더 요란해지고 연못에는 하얀 '연'이 여름의 전갈을 받은 듯 총총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새벽부터 오늘이 무슨 날인지 날씨가 어떠할지 기별해주는 분이 많다. 오늘이 중복인 것도 카드를 받고서야 알았다. 자기가 찍은 사진에 문구를 더해서 보내오는 사람들을 생각해 봤다. 그 일이 재미도 있어야겠지만 봐주는 사람들을 좋아해야 할 수 있겠다. 찍은 사진 중에 보낼 것을 정하고 좋은 문구를 고르는 데 적어도 수분은 걸린다.


타인을 위해서 메시지를 만들고 공유하는 일은 정서적 이익을 주는 것이다. 여기서 늘 받기만 하면 주는 사람이 재미가 없다. 쉽게 할 수 있는 게 응답이다. 물론 유대감이 있는 사람끼리의 단체 대화방에서 가능한 일이고 지금은 전해주는 이에 대한 고마움을 말하고 싶다.


사람들주고받는 교류가 있을 때 더 친해지는 듯하다. 만날 때마다 뭔가를 들고 오는 사람을 보았다. 자기가 직접 만든 과실주를 담아 이쁘게 포장해 왔을 때 그 정성과 마음이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뭔가 대단한 것을 줘야 선물이라 생각하고 작은 것도 주기가 쉽지 않은데 신선했다.


주고받는 선물이 '지적 놀음'이라던 말이 생각난다. 만나는 이에 대한 기대감이 작은 선물로 승화되고 서로 주고받으며 향유하는 것을 말할 것이다. 그런 '지적 놀음'을 즐기는 이가 되고 싶었고 그런 만남이 많았으면 좋겠다. 작은 선물이 말보다 마음을 더 잘 전달하기에 간혹 유쾌한 고민을 한다.


오늘은 '수국이 지는 게 아니라 여름이 무르익어 가고 있음'을 '여름즈음에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글로라도 전하고 싶다. 평소에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에게 그리고 브런치를 방문하여 읽고 쓰시는 모든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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