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반지 이야기 vol.1
귀걸이가 되고 싶은 목걸이가 처음 원석이던 시절 그 원석은 여러 개의 다양한 보석으로 탄생했어.
그중에는 반지도 있었지. 나는 반지야. 함께 만들어진 다른 보석들보다 가장 먼저 주인을 찾게 되었어. 주인을 찾는다는 게 뭔지도 모르는 상태로 너무 일찍 그렇게 되었지. 아쉬움 반 설렘 반이었어. 그런데 뭐 다들 그렇게 주인을 찾아 금방 떠나는 거 아닐까? 나만 너무 일찍 주인을 찾게 된 건 아닐 거야.
다양한 목걸이, 팔지, 귀걸이들과 한데 어울려 진열장에 있던 어느 날이었어.
나는 그 진열장에 진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먼저 진열되어 있던 반지들이 재잘거리는 수다를 들으며 적응하고 있을 때였지. 반지들은 나에게 예전에 있던 엄청나게 큰 반지부터 보석하나 달리지 못한 금반지 이야기까지 내가 알지 못하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어.
한참을 이야기에 집중하던 그때, 수줍어 보이는 한 청년이 보석상의 문을 열고 들어왔어.
보통은 남녀가 같이 오거나 여자들이 함께 오는데 오늘은 그 청년 혼자 온 것으로 봐서는 아마도 반지를 사러 온 걸 거라고 먼저 있던 반지들이 온몸을 반짝이며 나에게 말해주었어.
어떤 반지는 자기는 소박한 약혼식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하고 또 커다란 보석을 달고 있던 반지는 아주 부자가 아니면 자기를 데려갈 사람이 없다며 저 청년은 자기를 데려갈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다들 한 마디씩 하기 바빴지.
반지들의 말처럼 그는 다른 보석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단번에 반지가 모여 있는 진열장으로 와서는 반지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수줍은 눈길로 바라보았어. 그 청년의 눈빛이 어찌나 진지하던지 난 갑자기 수줍어지고 말았지. 그런데 그 눈길이 나에게서 멈추었던 거야.
나를 바라보는 그의 진지한 눈빛에서 나는 사랑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지.
나를 새끼손가락에 끼워 보던 그는 너무나 행복해했어. 바로 이거라면서 말이야. 물론 나는 그의 새끼손가락에 다 들어가지도 못했지.
진열장 여기저기서 반지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어. 어쩜 위아래도 모른다는 둥, 저 청년은 보는 눈이 없다는 둥, 후회할 거라는 등의 질투 섞인 목소리들이었지.
그렇게 나는 반지들의 부러움을 사며 작은 상자에 포장되었어. 너무 갑작스러워 같이 있던 보석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말았지. 잠시였지만 눈부신 진열장에 다 같이 있다가 작은 어둠 속으로 들어오니 뭔가 편안한 안락함이 느껴졌어. 이곳에서는 빛을 내지 않아도 되었거든. 나 혼자라는 사실에 좀 설레기도 했지. 이대로 조금 더 있어도 좋을 것 같았어.
빛은 또 곧 다가올 테니 말이야.
-The tale carries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