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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마누 Jan 04. 2024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현존하는 최고의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글 잘 쓰는 법

스티븐 킹은 몰라도 그의 이름은 낯익었다. 아니다. 그의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로 만들어진 그의 소설은 또 어떤가. 일단 그의 작품은 재미있다. 재미있어서 아무리 긴 소설도 술술 읽힌다. 이야기의 귀재가 들려주는 글쓰기작법이라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책을 읽었다.


1974년 장편 <캐리>로 데뷔한 이래 지난 20년간 <샤이닝><쿠조><돌로레스 클레이본><불면증>등 무려 50여 편의 소설을 출판했다. 대부분의 작품은 출판되기가 무섭게 전 세로 번역되어 수천만 부씩 팔려나가는 초대형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캐리, 샤이닝 옥수수밭의 아이들, 미저리, 1408. 등은 스티븐킹 특유의 공포영화 혹은 ‘쇼생크탈출, 그린마일, 스탠바이미처럼 가슴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등 40여 편 이상이 영화나 TV드라마로 만들어져 사람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할리우드가 사랑하고 관객들이 열광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 내려간 스티븐 킹.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글 잘 쓰는 법이라니 이 매력적인 유혹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적어도 한 번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흰 종이 앞에 앉아본 사람이라면 절대 불가한 일이다.



나는 유혹에 약하다. 이 책은 이야기꾼의 이야기 만드는 방법론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이렇게 글을 쓰세요. 가 아니라 내 이야기를 한번 잘 들어봐.라고 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조금씩은 문필가나 소설가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 재능은 더욱 갈고닦아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작가의 성장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은 한꺼번에 짠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며 살고 있다. 똑같은 메달이라도 금메달을 딴 사람은 왠지 은메달보다 더 많이 연습을 했거나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는 하루아침에 고민 없이 쭉쭉 글을 써 나갈 것이고, 훌륭한 음악은 갑자기 떠올라 악보 위를 춤추겠지. 그러니까 나는 안 되는 거야. 천재도 아니고 재능도 없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생각이 나서 글을 쓰고 싶다. 뭔가 나한테도 있는 거 같은데. 혹시 그걸 못 끄집어내고 있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봤다면 이 책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스티븐 킹의 이력서를 읽다 보면.. 처음부터 잘 쓰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뭔가 어린 시절이 특이한 것 같긴 한데 누구나 한 번쯤은 반짝이던 시절이 있다.



그가 다른 이들과 다른 건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글을 썼다는 것이다. 순간 떠오른 아이디어를 잡아낼 줄 아는 것은 언제나 그것을 생각하며 살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내가 처음으로 두 건의 기사를 제출하던 그날, 굴드는 그 밖에도 흥미로운 조언을 해주었다.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을 것,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둘 것. P.68




나의 내면 중에서도 소설을 쓰는 나- 즉 깊이 감춰진 나는 <샤이닝>을 쓰던 1975년부터 이미 내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그런 사정을 용납하지 않았다.



에게 침묵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가 아는 유일한 방법으로 즉 소설을 통하여, 그리고 괴물들을 통하여-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1985년 말에서 1986년 초까지 나는 어느 정신 나간 간호사에게 붙잡혀 고통받는 작가에 대한 소설 <미저리>를 썼다.         



작가는 알코올중독과 마약중독일 때도, 진흙탕 속에서 빠져나올 때도 글쓰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어떤 작품은 너무 모호하고 재미없었지만 그래도 쓴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창작론 : 나는 소설이란 땅 속의 화석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소설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어떤 세계의 유물이다. 작가가 해야 할 일은 자기 연장통 속의 연장들을 사용하여 각각의 유물을 최대한 온전하게 발굴하는 것이다.



오늘부터 연장통 들고 땅파기 시작

작가가 되고 싶다면 두 가지를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모든 글쓰기의 기본이면서 모두가 말하고 있는데도 죽어라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 놓고 글 잘 쓰고 싶어요. 라니... 제발 기본에 충실하자고요. 나부터ㅜㅜ



여러분이 선택한 모든 책에는 반드시 가르침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빼어난 스토리와 빼어난 문장력에 매료되는 것은- 아니 완전히 압도당하는 것은-모든 작가의 성장 과정에 필수적이다. 한 번쯤 남의 글을 읽고 매료되지 못한 작가는 자기 글로 남들을 매료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좌절하고 배 아프고 질투하는 나는 그럼 글만 쓰면 다른 사람을 확 잡아끌 수 있는 걸까? 진짜로? 아, 나는 배 아픈 걸로 끝난다. 항상.


독서는 작가의 창조적인 삶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어떻게 쓸 것인가?


육체적인 운동을 하듯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분량의 글을 써라.


일단 어떤 작품을 시작하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중에 멈추거나 속도를 늦추는 법이 없다. 날마다 꼬박꼬박 쓰지 않으면 마음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생기를 잃기 시작한다. 하루에 열 페이지씩. 낱말로는 2천 단어쯤 3개월을 쓰면 18만 단어가 되는데 그 정도면 책 한 권 분량으로 넉넉하다.

(엉덩이의 힘. 제발 크기키우지 말고 힘을 기르자. 지그시 눌러앉는 힘)


-무엇을 쓸 것인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쓰되 그 속에 생명을 불어넣고, 삶이나 우정이나 인간관계나 성이나 일 등에 대하여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섞어 넣어 독특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일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일에 대한 내용을 즐겨 읽는다.


(내가 잘 아는 것은 왠지 사람들도 잘 아는 것 같아서. 그래서 망설일 때가 있다. 이런 걸 써도 되나? 근데 전업주부도 일인가? )



그들이 원하는 것은 비행기에 가지고 갈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다. 처음부터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아서 끝까지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그런 소설 말이다. 그렇게 되려면 책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나 주변 환경이나 대화 내용 등이 독자들에게 어쩐지 낯익은 것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내용이 독자 자신의 삶과 신념 체계를 반영하고 있을 때 독자는 이야기에 더욱더 몰입하게 된다.


(주체성이 부족해서 소설 속에 확확 빠져드는 게 아니었구나. 소설가들이 기가 막히게

내 관심사를 알아차려서 글을 써 내려간 걸 가지고. 어? 이건 정말 내 애기잖아 혼자 착각하며 울고 웃었다. 소설가들은 엄청난 유혹의 기술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나는 몇 명의 등장인물들을 곤경에 빠뜨려 놓고 그들이 거기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 한다. 도와주거나 조종하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다가 그대로 받아 적을 뿐이다.


(소설을 쓰게 되면 몇 명쯤 죽여야 하나? 살짝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바닥까지 끌고 가서 어떻게 올라오는지 보고 싶다. 그런데 어디서? 누구를? 왜?)



-등장인물-


등장인물을 실존 인물 그대로 묘사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을 생동감 있고, 흥미로운 인물로 만들어라.

등장인물 스스로 생명을 얻어 온갖 일들을 해나가게 만들어라.

(주변 인물부터 관찰하자. 그런데 다들 평범하다. 나처럼. 숨겨진 비밀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


-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연습.

- 진실을 망각하지 않는 것.

(책을 읽는 건 즐겁다. 글을 쓰는 건 아직은 힘들다. 따라서 나는 지금은 그저 읽을 뿐이다

언제가 생각이 머리를 뚫고 저절로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런데 나오긴 나오겠지? 너무 늙기 전에 나왔으면 좋겠는데...)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모든 책에는 뭔가 내용이 있어야 한다. 모든 소설은 실은 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다. 한 명의 가상독자를 만들고, 그 독자가 이 부분을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까?를 고민해라.


(엄청 멋있고 자상하고 똑똑한 남자가 내 글을 읽고 있다? 생각만으로도 떨려서 안 되겠다. 그냥 불평불만투성이고 직설적이고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인 남편을 앞에 두면 정신 바짝 차리고 글만 쓸 수 있을 거 같다)



내가 글을 쓴 진짜 이유는 나 자신이 원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쾌감 때문에 썼다. 글쓰기의 순수한 즐거움 때문에 썼다. 어떤 일이든 즐거워서 한다면 언제까지 지칠 줄 모르고 할 수 있다.

(이 사람은 그냥 최고다. 재능을 타고났는데 즐기기까지 하다니.. 멋있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책제목이 너무 유혹적이다.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면 이 유혹을 쉽게 떨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면 글쓰기 실력이 확 늘어날까? 그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글쓰기 이론을 가르쳐주는 작법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스티븐 킹의 창작론이다. 많은 소설을 세상에 팔아먹은 사람이 들려주는 진짜 소설가의 이야기다.


스티븐 킹은 머리말을 통해 창작하게 된 과정, 창작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그리고 창작의 방법 등에 대하며 말한다고 밝혔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도 스티븐 킹은 과연 어떻게 그런 엄청난 소설들을 쓰는 걸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고,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아무리 들어도 신기하다. 나와는 멀리 있는 것 같지만 또 어떻게 하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래서 포기하지 못하고 자꾸 주변을 맴돌게 되는.


내게 소설이란 그런 것이다. 스티븐 킹의 소설 창작의 비결을 알고 싶어서 읽었는데 읽고 나서 스티븐 킹의 팬이 됐다. 자신의 소설을 비행기 안에서 읽을 소설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루한 비행을 견디게 해 주는 재미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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