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일요일 오전 7시~8시 건율원 라이브 스트리밍에 참석 후 강의 내용과 개인적인 의견, 더불어 공부한 내용을 적은 글입니다.
볼펜이 연필꽂이에 한가득인데 글을 쓸 때는 쓰는 볼펜에만 손이 간다. 그것 저것 써보지만 결국 내가 쓰는 볼펜은 정해져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잘 쓰이는 사람을 더 많이 찾는다. 나를 잘 쓰게 하는 건 정신밖에 없다. 육체적 노화는 막을 수 없다. 이제는 정신의 시대다. 물질의 가치는 정신으로 와야 한다.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정신으로 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책의 내용이 정신으로 오지 않으면, 어디가 막힌 것이다. 이때의 독서는 행위 자체가 괴로운 것이 된다.
감각이 너의 주인이다. -몽테뉴
울프 박사는 '영혼은 0.00001%만 육신 속에 있고, 나머지 99.9999%는 육신 밖의 우주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영혼은 신체 밖에서 우주와 교신을 주고받다가 어느 순간 나에게 자극을 준다.
내가 할 만하니까 세상이 느낌을 줬다. 나보다 더 큰 세상이 나를 쓰려고 신호를 보냈다. 섬광과 같은 느낌. 나는 느낌을 받았고, 행한다. 잘하든 못하든, 안 되면 어떡하지. 걱정하지 말고 그냥 해보는 것이다.
생각이란 건 인식이다.
헛똑똑이가 아니라 진짜 똑똑해야 한다.
갑자기 생각났어. 불현듯 생각났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계속 생각이 딸려 나오는 이유는 뭘까?
생각이 날 때 내가 할 일은 정신을 차리는 것이다.
생각을 금지하고, 해야 할 것을 한다.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서 어쩌라고?
지금 하던 일이나 계속해.
하다 보면 정신을 차리게 된다. 그렇게 나를 만드는 것이 의식이다.
정신의 주체는 의식이다.
생각에 침몰당하지 말아야 한다.
생각금지!! 정신 차리기!!
감각으로 느껴서 기본적 정서에 진동이 온다(느낌이 온다)
--> (과거의 내가) 인식이 막는다
--> 자꾸 막아선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막는다. 선입견 편견, 관념, 생각이 나를 막아선다. 못 할 거라고. 어려울 거라고. 쓸모없을 거라고. 누가 알아줄 거냐고. 결국 너만 상처받을 거라고, 그러니까 하지 말라고 말린다. 인식 안에 있는 두 개의 개 선입견, 편견이 딱 버티고 있다.
그럴 때 회로를 바꿔라.
나는 생각하면 안 되는 사람이다.
감각이 오면 느낌대로 가는 거다.
말과 글은 정신을 보여준다. 끊임없이 정신을 훈련시켜서 정신을 정돈시켜라.
정신을 훈련시키는 데는 독서가 제일 좋다.
해야 할 것을 먼저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라
불파만지파참(不怕慢只怕站 : 느리게 가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중도에 멈출게 될까 그것이 두렵다)
오늘 해야 할 것을 다하고 마지막에 느낌표를 찍어라.
해야 할 것이란 느낌이 왔을 때 나의 인식이 방해하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지시하는 그것을 하는 것이다. 느낌이 오면 생각하지 말고 바로 해라!!!
생각이 들어오지 못하게 할 일을 100% 끝내고, 느낌표를 찍고 하루를 마친다.
감각에 초점을 맞추고, 느껴지는 것, 머리 지나지 말고, 심장이 떨리는 그것이 있으면 그냥 행동으로 한번 옮겨봐라. 그렇게 열흘이 쌓이고 세 달이 쌓이면 여러분들은 무섭게 변화할 것이다. 나는 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레마누의 생각
전업주부로 오랫동안 살면서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었다. 내가 없어도 집안은 잘 돌아갔다. 아이들도 이제는 제법 커서 엄마를 찾지 않는다. 나는 대체가능한 인간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깊은 빡침이 찾아왔다.
지금까지 내가 해 온 것들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좋아하는 것 대신할 일을 하며 살았는데
그러는 사이 나를 잃어버렸다
이젠 내가 뭐를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 지도 모르겠다.
나는 원래 어떤 사람이었을까?
부정적인 생각이 강할수록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야 했다. 이대로 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들이 어딘가에 분명 있을 것이다.
사다 먹는 김치는 며칠 지나면 질린다. 내가 한 김장김치로 찌개를 하면 기가 막히게 맛있다. 아이들은 혼자 잘 지내다가도 힘든 일이 있으면 품 속으로 파고 들어온다. 나는 여전히 쓸 데가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더 잘 쓰이고 싶어졌다. 나를 막 쓰고 싶어졌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욕망이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게 만든다.
생각해 보면(아, 생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글을 쓸 수가 없다. 글 안에 생각이 너무 많다.) 나는 머리가 그리 좋지 않다. 그래서 생각을 하면 더 안 될 때가 있다.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때를 놓치고, 사람을 보냈다. 그리고 후회하고, 자책했다.
이제야 알겠다. 나도 생각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느낌이 왔을 때, 이걸 해야 하겠다는 순간 하면 되는 사람이었다. 강의를 듣는 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일요일 새벽 6시~7시까지 근아작가님의 줌수업을 듣고, 이어서 7시~8시까지 지담작가님의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을 들었다. 끝나고 아이들과 아침을 먹는데 13살 난 아들이 물었다.
-엄마, 엄마는 왜 계속 공부만 해?
-모르니까. 알려고.
-근데, 엄마는 맨날 작가님들한테 못 쓴다고 지적받잖아.
-그러니까 공부해야지. 더 열심히.
-엄마 좀 최고인데.
글을 쓰고, 응모하고, 떨어지는 것을 이 년동안 본 아들은 엄마가 포기할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보고 엄마가 신기하다고 했다. 열심히 쓴 글에 아무 성과가 따르지 않으면 포기할 만도 할 텐데 계속 글을 쓰는 엄마가 짱이라고 했다. 나도 내게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이지 강한 느낌이 왔다. 지담작가님의 표현대로라면 영혼이 나에게 자극을 준 것이다. 그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온갖 것을 재고 따지며 생각하느라 놓쳐버리면 나는 영원히 후회만 하며 살 것 같았다.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다. 그냥 한다.
그렇게 매일 나름대로 할 일을 끝내고 느낌표를 찍으며 잠이 든다. 아직 나는 갈 길이 멀어서 어설픈 쉼표를 여기저기 찍고 있지만, 하루에 할 일을 정하고, 그것에 100% 몰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속도는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할 일을 한다. 오늘 브런치 발행도 한다. 숙제도 한다. 걱정하지 않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