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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끈기를 키울 수 있을까요?"

지담의 인문학라이브스트리밍 질문

by 지담 Mar 03. 2025


고백하자면, 난 

불굴의 투지로 들끓는 이도 아니고

무엇이든 열심히, 부지런히 하는 자도 아니고

하나에 꽂혀서 열정을 불태우는 이도 아니고

두려움없이 용기있게 나아가는 자도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도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그런 끈기를 가질 수 있냐고?

어떻게 늘 열정적일 수 있냐고?

언제나 부지런할 수 있으며 그 용기가 부럽다고.


음......


제 대답을 일축하면

끈기나 열정, 용기에 신경쓴 적 없고 

그저 하루에 집중할 뿐입니다...



매주 일요일 아침 7-8시 인문학공부를 유투브로 실시간 방송합니다. 제가 아는 모든 것들을 쏟아내는 장(場)이죠. 미리 준비한 내용을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즉석에서 나온 질문에 대해 제가 아는 것, 경험한 것, 배운 것들을 꺼내놓고 저의 사유의 현주소를 들키는, 나누고, 공유하는 그런 장입니다.


매주 월요일 발행글은 바로 하루 전 일요일(3/1) 라이브에서 나온 질문 가운데 하나를 발췌,라이브에서 나눴던 내용에 조금 더 살을 붙여 쓰고 있습니다. 


오늘 택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끈기를 키울 수 있을까요?"


제가 끈기있고 열정적이고 부지런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아마도 

새벽 4시 독서 6년째, 

브런치 매일 새벽 5시 발행 27개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길다면 긴 시간을 빠짐없이 꾸준히 이어간 것에 대해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단 1가지에 집중하는 단순한 삶을 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그 얘기를 풀어보죠.

1가지에 집중하는 단순한 삶.

1가지란 '하루'입니다.

저는 매일 똑같이 하루를 단 2가지로 계산하며 삽니다.


첫째, 하루를 0으로 만든다.

둘째, 하루를 물음표(?)로 시작해 마침표(.)를 계속 찍고 느낌표(!)로 마감한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자는 동안 충분히 100만큼 충전된 저는 하루를 물음표로 시작하죠. '오늘 뭘 해야 하지?'라고. 몇시몇시 무엇무엇을 우선적으로. 라고 정리가 끝나면 그 몇시몇시에 무엇무엇을 할 때마다 마침표를 찍죠. 어설픈 쉼표는 안 찍습니다. 그 '무엇'에 마침표를 찍어도 좋을만큼 100의 에너지를 씁니다. 마당에서 잠깐 어슬렁거리는 사색의 시간에도 100이라는 숫자에 걸맞게 마침표가 되면 멈춥니다. 이렇게 마침표를 몇 개 찍고 더 이상 마침표가 필요없을 때 '잘했다. 후련하다!'며 느낌표(!)를 찍죠. 

그러면 100은 0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하루를 100으로 시작하고선 마침표를 찍을 때마다 100씩 차감하면 0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아니냐?

따지실 분이 계시겠네요.

100으로 시작해서 0으로 끝낸다는 것은 하루를 100으로 시작해 다 소진시킨 숫자이구요. 위에서 언급한 '무엇'을 할 때는 부분적으로 100씩 집중한다는 의미로서의 100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해야할 것'을 100의 에너지로 하여 하루(100)를 완전히 소진(0)시키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계산이 잘 들어맞는 하루에만 집중하는 단순한 삶입니다.

어제 어땠고 내일은 어떨 것이고...

이런 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미련도, 걱정도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느낌표로 마감되며 0이 되는' 하루를 100일만 하면 사람들이 이렇게 말할겁니다.

'너 끈기있다. 네 에너지가 그렇게 좋은 줄 몰랐다. 너 열정이 끝내주는구나! 부지런도 하다!!'라구요.


그래서, 

굳이 끈기를, 열정을, 용기를, 성실을 가지려 애쓰지 않고

그저 하루에 집중합니다.


너무 단순한가요?


왜 그래야 하는가? 라고 물으신다면 조금 장황한 설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의식(Consciousness)를 좌우하는 감각'을 믿기 때문입니다.


울프(Fred Wolf) 박사는 ‘영혼은 0.0001%만 육신속에 있고 나머지 99.9999%는 육신밖의 우주에 퍼져 있다(주)’고 했습니다. 나의 영혼은 나의 신체밖에서 우주와 교신을 주고 받다가 이 무지하고 답답한 제게 지속적으로 자극을 줍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모공을 뚫고 뼈를 뚫고 혈관을 피해 심장에 내리꽂혀 제가 알아들을 때까지 게속... 계속... 그렇게 간절하게 제게 알려줘야 할 뭔가가 있는 것입니다.



우연한 어떤 글에서 나의 영감이 퍼뜩 떠오르기도 하고

무심코 걷는 길에서 '그래 이 길이야'하며 길을 바꾸기도 하고

스치는 누군가에게서 마치 운명같은 사랑을 만나기도 하죠.


느낌이란 이런 겁니다. 나의 인식밖의 의식에서 일어나는 비정량적이고 추상적이며 비현실적이기도, 논리에 전혀 들어맞지도 않는 현상의 자극입니다. 그러니까 '이성적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이라고 표현을 하죠. 이를 '기적'이라고 '우연'이라고 '예정조화'라고 '조짐'이라고 많은 단어들을 사용하지만 저는 '느낌'이라 표현합니다. 학문적으로는 직관, 예지, 통찰, 창의라고도 하지요.


자, 그럼 저 위에서 제가 거론한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할 것을 묻는다고 했죠. 

'해야 할 것'은 바로 이 느낌이 전해졌을 때 

나의 인식이 방해하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지시한 그것입니다. 


저는 새벽 4시전후로 일어나면 바로 마당으로 나가 환하게 보이는 북두칠성과 대화를 합니다. 

"나 오늘도 이렇게 멀쩡하게 일어났다! 오늘도 해야 할 것들 잘 해낼께."

그리고는

"지난 번 네가 알려준 [엄마의 유산 수업] 이제 시작이야. 잘 해낼께"라고 약속하죠.


[엄마의 유산]을 집필하고 '계승'해야겠다는 것은 애초에 머리 속에 없었습니다. 섬광과 같은 느낌으로 '계승'이라는 두 글자에 확 꽂힌 것이죠. 하지만 이 강렬한 자극이 내 심장을 제 아무리 떨게 하더라도 내 머리 속 인식은 '얼마나 할일이 많겠어? 네 감량이 되겠어? 하다가 괜한 정성만 쏟고 안되면 어쩔건데'라며 훼방을 놓죠. 그래서 느낌이 온 것은 머리(인식)를 거치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지시합니다. '브런치에 광고문구 만들어서 삽입해!' 라구요. 


앞서 말한 

'해야 할 것' = '느낌이 전해졌을 때 나의 인식이 방해하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지시한 그것'

이라는 표현을 이해하시겠습니까?


그렇게

'해야 할 것'을 묻고 마침표를 찍고 느낌표로 마감되며 100이 0이 되는 하루.

이러한 하루를 만드는 단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사람들은 제게 끈기있다, 열정적이다, 부지런하다... 고 하더군요...


참고로 전 운동도, 악기도, 그외 어떤 것도 끈기나 열정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 제게 그런 가치들이 있을 리 만무하구요.


그저 머리 속의 계산된 공식 하나 : 하루를 100으로 시작해 0으로 만든다!

그저 머리 속에 심겨진 기호 셋 : 물음표로 시작해 마침표 찍고 느낌표로 끝낸다!


이 계산된 2가지를 실천하는 하루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주> 김상운, 왓칭, 정신세계사


* 매주 일요일 7-8시 인문학 라이브에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guhnyulwon.notion.site/1aaa65b56d4c80e4b7c8ddc9cc547f15


https://cafe.naver.com/joowonw/12681


[지담연재]

월 5:00a.m. [감정의 반전]

 5:00a.m. [엄마의 유산]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 ['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

금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토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일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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