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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생이 아니고 연월생입니다.

한 달 사이 책 두권을 출간했습니다.

by 레마누

11월 5일 첫 단편소설집 <당신의 안녕>이 출간되고 한 달 후인 어제 두번째 책 <엄마의 유산>이 세상에 나왔다. 책출간을 축하하는 지인들에게 두 번째 책도 바로 나온다고 말했더니 눈을 똥그랗게 뜨며 물었다.

-정말?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됐다.

3년전에 처음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고치고 고치며 만들어갔다. 서랍안의 글을 꺼내 고칠 때마다 이 아이들이 언젠가 세상에 나가길 간절하게 기다렸다. <당신의 안녕>은 '소설가'라는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소중한 나의 첫아이다.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냥 그렇게 되는 일들이 있다.

나에게 <엄마의 유산>은 갑자기 생긴 둘째아이다.

막연히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매일 글을 썼는데 그게 책이 됐다. 모르는 사람들의 눈에는 대단한 일이지만, 그래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어오지만 정말 나는 답을 모른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냥 그렇게 된 걸.


결과로 보면 25년에 책 두 권을 출간했다.

단편소설집 <당신의 안녕>과 5명의 작가님들과 공저한 <엄마의 유산>이 그것이다.

과정은 치열했지만, 결국 해냈다. 책상을 탁 치고 일어났다.


가족들이 축하해줬다. 고생했다는 말에는 이제 정말 끝이지?가 숨겨져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큰 딸은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은 중학교에 입학한다. 그와 똑같다. 25년에 소설과 공저를 끝낸 나는 26년에 에세이집과 또다른 공저에 도전한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마침표는 인생의 마지막에 찍을 생각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엄마의 손길을 기대하는 막둥이를 꼭 안아줬을 뿐이다. 아이들도 알아야 한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나는 결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이미 출간의 맛을 알아버렸다. 몰랐을 때는 간절히 꿈꾸기만 했다.


꿈은 깨어나면 사라진다.


출간은 현실이다.

아이는 태어났고, 배고프다고 울고 있다.

<당신의 안녕>과 <엄마의 유산>에게 젖을 물려야 한다.

나는 한 달 사이에 두 아이를 낳았다.

정신없는 것이 당연하다. 힘든 것도 당연하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 엄마만 찾는 아이들도 언젠가는 큰다. 그것이 시간의 힘이다. 우리 집 세 남매가 그랬다. 그 아이들이 큰 덕분에 나는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글로 낳은 자식들도 지금은 내 손길을 필요로 하지만 스스로 커갈 것이다.


엄마인 내가 키우면 딱 엄마만큼밖에 크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과감히 우리 아이들을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내가 아니라 세상이 키우는 아이이길 원한다. <당신의 안녕>이 <엄마의 유산>이 세상에 나가 당당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길 원한다. 간절히 원한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멈출 수 없다. 매일 글을 써야 한다. 바르고 고운 아이들이다. 세상에 꼭 필요한 아이들이다. 세상의 뜻에 따라 반드시 커야할 아이들이다.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을 믿고 응원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책 읽고 글쓰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시작이자 끝이다. 멈출 수 없는 이유다.


퍼내도 퍼내도 가득차는 화수분이 갖고 싶었다.

매일 아침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갖고 싶었다.

이제 나는 화수분이 되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받은 황금거위가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황금으로 나를 쓰려한다.

그것은 간절히 바라는 것에서 할 일을 하는 것으로

막연하고 희미한 것에서

구체적이고 주체적인 것으로의 변환이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머리가 땅으로 다리가 하늘로 올라간다.

어지럽고 토할 것만 같다.

눈 앞의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발가락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한다.

나의 힘으로 바퀴를 움직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젖먹는 힘까지 짜내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렇게 얻는 것이 맞다.

있는 힘껏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하는 게 맞다.

술렁술렁, 대충대충

적당히, 그만하면 됐어.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직 마침표를 찍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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