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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상


깊게 파인 곳도

불쑥 솟아오른 곳도

순백으로 덮

세상이 다 스무드하다


가끔은 못 본 척 넘어가라고

봄과 여름과 가을 남긴 적을

하늘 구름

눈이 내린다


세상이 녹아 다시 드러나면

칼바람 같은 얀 것이

못된 짓을 할까 봐 오래

눈이 내린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냥 덮는

영 신경이 쓰이는지

잠든 밤 아무도 모르게

눈이 내린다



(사진 이윤성 @yoonseung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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