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하루 종일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의 말처럼 우린 숱한 생각 속에 묻혀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좋은 생각은 우리의 삶에 지혜와 깊은 성찰, 긍정적인 생활자세, 행복감을 안겨주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머리를 복잡하게 하고 짜증과 불쾌함, 절망, 불안감을 안겨준다.
생각은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물결을 일으켜 한없이 퍼져 나간다. 좋은 생각이야 아무리 여울져도 환영할 일이지만, 습한 숲 속에서 자생하는 독버섯처럼 좋지 않은 생각들이 여기저기 돋아나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게 문제다. 불행했던 일, 억울했던 일, 상처받았던 일들은 시공을 넘나들며 떠올라 분노가 치밀고 복수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직 마주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해지는 것도 문제이다.
생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쓸데없는 잡생각으로 오버싱킹(over-thinking : 생각 과잉)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다. 불면증, 우울증을 가져와 행복한 삶을 방해하기도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있는 상태를 멍 때린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생각으로 그득 찬 머리를 가끔은 비울 줄도 아는 게 좋지 않을까?
색채의 마술사가 곱게 칠한 것 같은 저녁노을을 보며 멍 때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며 멍 때리고, 파도가 쉼 없이 밀려와 부서지며 하얀 포말을 남기는 바다를 보며 멍 때리고, 헤엄치고 싶어 풍덩 뛰어들고 싶은 푸른 하늘을 보며 멍 때리고, 밤하늘의 초롱초롱한 아이의 눈동자 같은 별들을 보며 멍 때리고, 길섶에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며 멍 때리고, 창문을 통하여 집안에 들어온 노란 햇살을 보며 멍 때리고…..
앞으로는 멍 때리는 시간을 자주 가지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