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져 왔고, 살고 있고, 살아갈테니까
만두 찜통 속 같던 무더위가 지나가고
갇혀 있던 무거운 공기가 빠져나가니
나도, 너도, 그렇게 숨쉬고 있더라.
보이지 않는 차가운 그리움 속에서도
이렇듯 어느새 살아져 가더라.
버텨줘서 고맙고, 잘 살아주면 더욱 고맙지.
금세 빠져버린 가을에
휴지 조각같은 가벼운 속내를 비춰,
나는 이렇듯 어느새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그때 그 어느때 설레던 마음처럼
곧 터질듯 잔뜩 익어버린 석류처럼
쏟아낼 붉은 열정만을 마음 속에 품은채
그때 그 어느때 어렸던 마음처럼
나는 이제 어제를 흘려보낸다.
기어코 나는 이제 내일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