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덩이 Apr 03. 2023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내가 되는 방법: Alter ego

MBTI보다 유용한 내가 원하는 자아상을 만들고 성장시키는 방법

오늘은 외국에서는 꽤 많이 알려진 개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Alter ego"(다른 자아)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얼터 이고'라는 개념은 본래 나의 모습과 또다른 자아가 있다는 개념으로  19세기 초 심리학자들이 해리성 정체 장애를 설명할 때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이렇게 설명하면 다중인격과 같은 질병같이 부정적인 의미로 느껴질 수 있는데,

해외 예술가들이나 운동선수들은 얼터 이고 개념을 본인의 자아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비욘세의 경우, 무대의 오른 자신의 모습을 '샤샤 피어스' 부르고

에이브릴라빈의 경우, 자신의 여러 모습을 '비 던, 스케이터 걸, 펑크 프린세스, 에비' 등 다양하게 부른다.

코비 브라이언트도 코트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블랙 맘바'라고 부른다.

그 외에도 해외 유명 아티스트가 alter ego를 가지는 사례는 셀 수 없이 매우 많다.


자기계발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정체성"의 중요성이다.

제임스 클리어의 책 '아주작은 습관의 힘'에도 나오는 것처럼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행동의 변화가 아닌 '정체성'의 변화이다.


예를 들어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 "내일부터 매일 6시에 일어나서 1시간씩 운동할거야!"라고 다짐하는 것보다는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을 머리속에 각인시키면서 정체성을 먼저 변화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물론 맨날 늦게 일어나면서 백날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다"라고 외쳐봤자 효과는 없다.

새로운 정체성과 함께 그에 맞는 행동도 뒤따라야 하고, 행동이 뒤따르면 그 정체성은 더더욱 강화되면서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 수 있지만, 몇 번의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에 계속해서 한 표를 던지다보면 어느새 그 정체성이 강화되어 진짜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


처음 자기계발을 할 때 자기가 원하는 모습에 대한 자기 확언이나 100번쓰기 등을 하는 이유 또한 새로운 정체성을 각인시키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새로운 정체성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변화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이 정말 중요한데,

"얼터 이고"를 활용한다면 내가 원하는 정체성 설정이 조금은 더 수월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내 스스로가 생각하는 나의 정체성(예:게으른 사람, 낯을 가리는 사람)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축적해온 데이터로 인해 매우 견고하게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미 견고하게 설정되어 있는 자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아예 새로운 자아를 설정하는 것이 더 쉽다.

이렇게 새로 설정된 자아가 바로 '얼터 이고'이다.


예를 들어 나(지니)라는 사람은 내성적이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잘 못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내 스스로 '나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잘해'라고 확언해도 오랜세월동안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잘 못해왔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이러한 정체성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럴때 '블랙 지니'라는 새로운 자아를 설정하고, 블랙 지니는 발표를 잘하는 존재라고 머릿속에 상상하면서 새로운 자아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면 도움이 된다.

발표가 필요한 시점마다 현재 내 안에 새로 설정한 자아인 '블랙 지니'를  꺼내서 내가 상상대로 당당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으로만 들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얼터 이고는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고, 허언증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허언증과의 가장 큰 차이는 허언증은 '다른 사람을 속이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얼터 이고는 '내 스스로를 내가 원하는 자아로 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얼터 이고의 목적은 남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의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나는 사람들이 실제로도 하나의 정체성만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MBTI 검사를 할 때에도 회사에서의 나의 모습, 가족들과 있을 때 나의 모습 등 상황과 환경에 따라 나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모습을 기반으로 선택을 해야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직장에서의 나의 모습은 '블랙 지니'이고, 가족들과 있을 때 나의 모습은 '분홍 지니'인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색깔의 지니들이 있다.

(나는 주로 나의 정체성을 색깔로 정의할 때가 많은데, 색깔이 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 이미지대로 내 정체성을 설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본명인 이지은말고도

무대에서 아이유로 빛날 때의 모습을 이지'금',

그리고 평범한 일반인같은 본인의 모습은 이지'동'으로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부캐' 개념도 여러 자아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인상깊게 읽었던 자기계발서인 자청의 '역행자'라는 책에서도 변화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자의식 해체와 두 번째 단계로 정체성 설정을 얘기하고 있다.

당장 믿어지든 믿어지지 않든 내가 원하는 정체성을 설정하고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라고 믿어야만 바뀔 수 있다.


나는 그 누구보다 게으르고, 잠이 많고, 내성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부지런하게 오늘 해야할 일을 끝내야 하고,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얘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럴때마다 내 안에 얼터 이고를 꺼내야 한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바로바로 쉽게 상황에 따라 필요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개념일 수 있다.

나는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마인드셋부터 변해야만 조금이라도 변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또 내 안에 내가 좋아하는 여러가지 모습의 자아상을 그리고 키우는 것이

생각보다 꽤 재미있다.


작가의 이전글 성공한 이직러의 경력직 이직 면접 전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