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자신 없었던 아들 둘 육아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가출 사건이 끝나고, 제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돌아갔을까요?
사실 제가 아들 둘 엄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긴 들이는데, 꽤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 딸 가진 엄마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꾸며줄 수 있는데, 나도 저렇게 데이트하고 싶은데, 하기도 하고
놀이터에서 노는 자매들을 보면서 저렇게 여자 형제가 많은데, 나는 왜 아들 둘일까.. 하는 생각에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러워한다고 해도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제 상황을 더욱 안 좋게 만들고, 힘들게 할 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주변에 아들 둘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막연히 남의 일이라 생각했고,
저 역시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시선으로 안타까워하며 바라보았습니다.
'아들 둘이면 어때서 건강한 게 최고야'라고 생각하면서도 제가 막상 아들 둘 엄마가 될 거라는 생각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며 덜컥 겁이 났습니다.
임신 기간 10개월 동안 4달간은 성별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함께 느끼고,
3개월 동안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하며 마음을 천천히 열어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과연 '아들 둘 육아'를 잘 해낼 수 있을까? 힘들지는 않을까?
'아들 둘 맘은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데 괜찮을까?' 하며 온갖 걱정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저는 왜 유독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오래 걸리고 힘이 들었을까요?
왜 그렇게 아들 둘이라는 거에 의미를 두고, 저 자신을 힘들게 했을까요?
돌이켜보면 제 성격이 아무래도 '남들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고 의식하는 성격이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남들은 저에게 크게 관심도 없을 텐데, 저는 유독 아들 둘 엄마에 대한 남들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어했습니다. 그 시선이 좋은 시선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데, 저 스스로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켠에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과 아쉬움들이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동안 아들 둘 육아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보았으면서, 정작 저 자신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야말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고, 그 생각 틀에 갇혀 살았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고, 부러워만 하던 시기에 저에게 필요했던 건
저의 그릇을 키우고, 체력을 키우고. 마음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방황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둘째를 낳고 제가 겪어야 할 아들 둘 육아를 부정하거나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준비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더 이상 아이에게 미안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인정하지 않고 방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정말 미안한 일을 했으니,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에는 둘째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둘째 출산 전 남은 3개월 동안은
제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제대로 변해야 하는 시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