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아줌마 서핑보드 타기
올해 두 가지 새로운 일을 시작해 보았다. 스키장에서 보드 타기와 바다 위 서핑보드 타기다. 내 나이에는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아이들 타는 것 구경한다고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죽기 전에 보드 타기란 버킷리스트에 한 항목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얼굴에 기미가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펼쳐진 바다 앞에서 피부 관리는 후순위로 밀린다. 그것도 서핑 천국, 양양 앞바다가 아니더냐. 일단 서핑하고 나중에 피부는 고민해 보자. 남편과 딸은 서핑 보드 2일 차라 제법 강사의 PUSH UP 구호에 맞춰 잘 일어서지만, 균형이 핵심인 보드 타기에서 일어서자마자 바닷물로 곤두박질치기가 일쑤다. 그래도 더운 여름날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 잠깐 짠 물을 내뱉곤 보드 위에 살며시 엎드려 바닷소리를 들어본다.
다시 자연의 일부가 된 느낌이 들었다.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라고 한다. 보드 밑으로 갈조류가 파도에 휩쓸려 춤을 추고 있었다. 바닷속에서 이 거대한 파도를 거슬러 살아가는 것은 없다. 사회에서 인식이라는 거대한 바람을 거슬리며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워킹맘으로 바람이 바뀌기 전까지는 주어진 산더미 같은 일을 묵묵히 처리하는 수 밖에 없다. 또한 서핑보드의 기본 공식, 균형감을 잡기는 삶과 일 속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 방학 동안에는 숙박을 잡기 어려운 탓에 아이들 방학하던 날부터 양양 리조트에 2박을 예약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갈 예정으로 방 2개를 예약했다. 데스크 직원이 우리 가족을 보더니 바다가 보이는 프레스티지 방으로 바꿔준다. 이게 웬 횡재인가인가, 무조건 착하게 살고 볼 일이다. 숙소가 넓고 좋으니 여행 자체가 만족이다. 아침 조식 뷔페, 무로 웰컴 아메리카 커피, 프라이빗 비치 등 호텔 내에서 휴식하기가 좋았다. 1박 더 머물자는 남편의 청을 뿌리치고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기에 집으로 돌아왔다. 양양 지역에서만 먹어볼 수 있다는 자연산 섭국(홍합) 식당을 찾아보았다. 동호해변 근처 동호해변 섭국 집, 고추장과 부추와 끓인 섭국과 메밀전병이 제법이다. 4시간이 넘는 시간을 남편과 번갈아 운전을 하니 그리 피곤하지 않았다. 올해 여름휴가는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