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각종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가 되었고
각종 sns가 발달되면서 사생활이 노출이 자연스러워졌다.
유튜브 휴먼스토리라는 채널은 이 세상사는 사람들의 모든 이야기를 담는다는 콘셉트로
SK 재벌 3세의 일상부터 사우디 아라비아 부자의 일상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참으로 신기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직업의 모든 것이라는 채널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고충과 애환 그리고 현실적 직업에 대한 조언을 영상으로 담는다.
백화점 폐점 시간에 VVIP가 쇼핑하는 모습, 시그니엘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까지도 모두 다 노출이 되어있다. 그래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상상도 못 할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나 어나더 레벨의 부자들의 삶은 그들에게는 현실이지만
평범한 이들에게는 상상할 수밖에 없는 이상이다.
어쩌면 보아서는 안될 것을 봐버린 것 같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 같은 느낌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에 교과서에서 배웠던 그 단어는 그 당시에도 나에게 와닿는 단어였다.
그리고 바로 이해가 되는 단어였다. 직접 느끼고 있었으니까.
내가 매일 느끼는 게 상대적 박탈감이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보고 싶지 않아도 한 번쯤은 보게 되는
흔하디 흔한 영상으로 노출되어 있다.
궁금하지 않은데 궁금하고
보고 싶지 않은데 어느새 보고 있는.
마치 남의 집 시시콜콜한 가정사가
나에게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괜스레 궁금한 그런 심리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죽어서 가는 천국은 꽃밭이고 지옥은 불타는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진짜 지옥은 바로 앞에 천국에 있는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영원히 봐야 하는
1평 남짓 공간에 갇힌 죄수와 같은 거라고
SNS가 그렇다. 조그만 핸드폰 화면 속
나의 영혼은 화면 너머 천국에 사는 사람들을 보고 있지 않은가.
물론 그들이 전부 행복한 아닐 것이고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 모습을 보고 내 현실과 비교하는 순간만큼은 지옥일 것이다.
깔끔하고 완벽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는 집
멋진 요리솜씨로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
그렇게 찍힌 사진과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개판인 우리 집은 정말 최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이야 비교하는 마음도 부러워하는 마음도 많이 내려놨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다.
“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저렇게 돈도 펑펑 써보고
예쁜 집도 짓고
식비걱정 안 하고
좋은 재료 마음껏 사서
예쁜 그릇에 담아서 가족들에게 대접하고 싶다.
“ 언젠간 “라는 그 단어 하나가 나를 희망고문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반드시 나도 저렇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확실한 것은 목표라는 이름으로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현실보다는 이상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부자는 되고 싶은데 힘든 건 싫어.
이게 사람 마음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지름길을 찾는다.
그래서 부자들에게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중에서 가장 손쉽게 부자 되는 방법은 끌어당김이다.
한 때 나도 끌어당김에 빠져있었을 때가 있었다.
좀처럼 상상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부자가 된 모습을 상상하면서
호텔에서 호캉스도 누리고 집도 지어서 가족들과 생활하는 모습들을 그려봤다.
끌어당김은 분명 효과가 있다.
결과에 대한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해 주고
마음의 숨을 불어넣어 주는 듯한 기분은 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지 않고
성장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역으로 끌어당김은 신기루가 되어버리고
더 처참한 현실만 확인하게 된다.
모든 성장에는 과정이 있다.
초반에는 이러한 긍정적인 심리기법이
동기부여가 되어줄 수 있지만
이후에는 좀 더 이성적이어야 한다.
스틱이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결과시뮬레이션과 사건시뮬레이션을 실험해 본 결과
과정시뮬레이션 그룹이 결과가 훨씬 좋았다는 것이다.
고민거리가 해결되었다고 상상하고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 안심되는 상황을 상상한 것이
결과시뮬레이션 그룹이었다.
말 그대로 끌어당김이다.
사건시뮬레이션 그룹은 문제의 발생과정을
머릿속에서 추적하면서 인과관계를 따져보는 것이었다.
책에는 이런 말이 나와있다.
상당히 의외의 결과라고?
하긴 그럴 만도 하다.
흔히 볼 수 심리학 책에서는 부자가 되어 성공한 자신이 모습을
그려보라고 부추기는 전문가들이 훨씬 많으니 말이다.
끌어당김이 꿈을 가지게 하는 동기부여라면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희망에만 중독되어 있으면
현실은 부정하게 돼버린다.
“ 난 어차피 잘 될 사람이니까. 매달 카드값에 시달려도 이겨내자.” 보다는
“ 난 어차피 잘 될 사람인데 카드값에 시 달리는 건 말이 안 된다.
카드부터 적게 쓰자.” 가 맞을 것이다.
희망중독의 또 다른 모습 중 하나는 점사와 사주다.
태어난 년, 월, 일, 시로 사람의 성향이나 타고난 운이 달라진다는 말에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나름의 이론이 있고 통계가 있으니까.
어릴 적부터 외할머니와 엄마는 점 보러 다니는 것을 정말 좋아하셨고
굿도 하고 돈도 많이 갖다 주었다.
결론적으로 그 모든 것이 다 부질이 없었다.
“ 진짜 잘 보는 사람을 못 찾아갔구먼. 진짜 무당을 찾아야지.”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문제랑은 다르다고 본다.
왜냐하면 맞추든 못 맞추든
점술사의 말 한마디에 나의 결정 좌지우지 돼버리기 때문이다.
“ 너 40살부터 풀려.”라는 말을 들었다면
막연히 잘 되겠지 라는 희망을 붙들게 된다.
그리고 점쟁이를 통해 매번 또 다른 희망들을 빌려온다.
모두 빌려온 희망일 뿐이다. 내 것이 아니다.
돈을 주고 사 온 것들이다.
심리투자의 법칙의 저자 알렉산더 엘더는 말한다.
알코올중독자와 투자중독자는 똑같다고 말이다.
알코올중독자가 알코올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듯
주식트레이더 역시 손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관문은 바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 나는 알코올중독자이며 알코올 앞에 무력하다.”
투자 중독자 역시 똑같이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 나는 패자이고 손실 앞에 무기력하다.”
저자는 정신의학과 의사로서 주식투자의 성공해서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이다.
투자로 돈을 날리고 다시 투자로 성공하기까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리에 자세하게 기술해 놓았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희망은 중독일 뿐이다.
부모에게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부자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부자들은 종잣돈에서 시작했다.
이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 그리고 1억으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갔다.
더러는 사업이 갑자기 잘되어서 졸지에 부자가 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그 재산을 오래 지키지 못한다.
한 부동산 채널의 주인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1억 도 없는 사람들이 1억 무시한다.”
SnS에서 연봉 1억을 너무 자주 보다 보니 간이 배밖으로 나왔는지
아니면 못 보아봐서 현실감 없는 건지
“ 1억 가지고 뭘 하냐.”
“ 1억이면 집도 못 산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지금 내 계좌를 열어보면 답이 나온다.
“ 내 통장잔고는 얼마나 있지? “ 여기서 1억을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흔히 말하는 계획이라고 하는데
이 계획을 이루려면 당장 식비부터 생활용품까지 아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그런 고통은 겪고 싶지 않아 한다.
돈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과 가치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성향과 현실을 파악한 사람은 적어도 희망중독에는 시달리지 않는 것 같다.
“ 난 그냥 가족들 건강하고 집 한채만 있으면 부자라고 생각해. “
라는 가치관이 명확한 사람이라면 그 또한 그 사람에게는 정답이다.
하지만 온갖 것들이 다 부럽기는 하고
이상은 큰데 현실은 시궁창이라서
매일 괴롭거나
여기저기 휘둘려 끌어당김부터 사주까지 섭렵하고 있다면
아마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렵지 않을까?
지금 되돌아보면 나는 참으로 도박하는 것 처럼 인생을 살았다.
하는 일이 잘 안되는 건 신의 뜻 이었고
고통을 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연단의 과정 이었다.
모든 일을 신에게 맡겼고
그의 뜻이 가장 중요했다.
일상에 작은 일들이 전부 신의 시그널 이었다.
마치 원시시대 폭풍우가 몰아치면 신이 노하셨다고 두려워 하던
사람들 처럼 말이다.
그래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무기력했고 점점 우울해져 갔다.
모든 것에 감사하려고 노력했고
죽으면 다 보상받는다는 희망에 중독되어
현실은 외면했다.
그 결과 내 몸과 마음을 버티지 못하고 탈이 나버렸다.
나는 모든것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현실부터 바라보기로 말이다.
" 언젠간 " 이라는 단어로
달콤한 희망에만 중독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