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니가 아파서 열이 펄펄 날 떄 자전거 뒷 자석에 너를 태우고
병원을 가던 날이었어
아직도 운전을 못하는 엄마지만 자전거는 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
눈을 내렸지 길은 미끄럽지 그냥 버스를 탈 걸 그랬나.. 싶었지만
자전거를 타면 금방 갈 수 있는 거리라서 엄마는 용기를 냈지
병원에 가는 길은 오르막길 이어서 꽤나 힘들었단다
길도 가파른데
가뜩이나 미끄럽고 ..
중간에 가다가 넘어져서 니가 다쳤을 까 놀랐지만
다행히 넌 금방 털고 일어났어
어느새 6살이 되어버린 너를 보며 엄마는 그저 아프지 않기를 바랬단다.
병원을 다녀오는 길은 내리막길이라서 편할 것이라고만 생각했어
평소 같았으면 패달을 밟지 않아도 술술 내려갔을 길인데
그날은 눈이 쌓여서 그런지 오히려 내려가지를 않는거야
얼어버린 길 위에 눈이 쌓여서 울툴불퉁 길이 험했단다
엄마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
" 인생에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있다는데, 아무리 내리막길이라도
마음이 얼어있으면 계속 힘들기만 하겠구나. "
인생에 힘든일도 있고
기쁜일도 있지만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이 고통이 계속 될 것이라는 것과
이 기쁨이 계속 될 것이라는 거라고 해
엄마도 최근에 들은 말이지만
이 말이 많이 와닿았단다.
사람이 힘들일이 지속되다보면
어느순간 학습이 되고 그 감정에 짓눌릴 때가 있어
마음이 얼어버리는거지
그럼 기쁜 순간이 와도 그게 실감이 나지 않고
" 이 행복은 언제 도망갈까." 라고 불안해 하는 것 같아
나는 늘 불행이 찾아올까 두려웠어
내 마음도 어느새 얼어 있었던 거지
불행도 습관이고
행복도 습관이라는 것..
니가 많이 힘들 때는
그 슬픔과 고통이 계속 되도록 놔두지마
그 순간이 약이 되게 할지
독이 되게 할지는 니가 선택할 수 있단다.
너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은
니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더 많겠지만
그걸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건 온전히
니 뜻대로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살아갈 수록 삶의 무게와 책임이
숨막히게 버거울 때가 많지만
거기서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
삶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버겁단다
니가 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그 친구도
부러운 그 친구도
다 고민은 있어
너에게는 자그만한 고민이 누구에게는
죽을만큼 힘든고민이고
너에게 죽을만큼 힘든 고민이
누구에게는 작은 일일 수 있단다
그러므로 지금 힘든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다고 해서
너의 마음까지 굳어버리게 하지는 마
어느순간 내리막길을 들어서더라도
굳어버린 니 마음 때문에 계속 힘들 수 있으니까.
사랑한다.
너를 키우면서 언제나 너에게 하나라도
알려주고 싶었어
- 꼰대 엄마가 쓰는 오늘의 한마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