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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절실한 마음으로 구체적으로 원하여라

구체적으로 원하여라

by 신정수

절실하고 구체적으로 원할 수 있어야, 네 꿈이 꼭 이루어진다!


'미래학'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예언과는 완전히 다르며, 과거의 역사적·사회학적 여러 패턴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미래를 내다보고, 가설을 세우고, 여러 대안들을 준비하는 학문이다.


율곡 이이의 ‘십만 양병설’은 그 근원에 대해 다소간의 논란은 있지만, 어쨌든 아주 대단한 미래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조선 최고의 천재라고 불리우는 율곡 이이는 전란을 대비한 십만 양병설 외에도 선조 임금에게 여러 가지 국방과 세제의 개혁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의견을 개진해나갔으며, 오늘날의 미래학과 유사한 ‘시무 육조’ 등의 연구 업적도 있었고, 기타 조선의 장래를 내다보고 대비하는 탁월한 식견이 담긴 기록들을 많이 남겼다.


또한, 안평대군, 자암(김구), 석봉(한호) 등과 함께 조선 전기 4대 명필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봉래 양사언은 해서(楷書)와 초서(草書) 등에 당대 최고 반열의 명필이었다.

그가 안변 군수로 부임하여 있을 때, 장차의 전란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그 구체적 대응 방안으로 큰 못을 파고, 또 창고에 마초(馬草)를 가득 저장하였는데, 이듬해에 변란이 일어나서 많은 군대가 북송될 때 다른 고을에서는 마초와 물이 없어서 관리들이나 백성들이 책임 추궁을 당하여 사형받는 등 많은 고처를 당했지만, 안변만은 미리 대비가 잘 되어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하여, 모두 그의 앞을 내다보는 지혜에 탄복하였다고 한다.


그는 또, 탁월한 예지력으로 임진왜란까지 구체적으로 예견하였다고 하며, 나라의 장래를 위한 연구에 노력을 거듭하여 읽지 않은 책이 없었고, 모르는 것이 없었다고 전해질 정도이다.


절실히.png 절실하고 구체적으로 네 꿈을 원하여라(그림: genius.com)


우리에게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라는 태산가(泰山歌)를 지은 인물로 잘 알려진 그는 또한, 무엇보다 과거 급제 후 약 40년간 고을을 무려 여덟 군데나 다스렸는데, 단 한 건의 부정이 없었고, 처자를 위해서 재산을 마련하지도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야말로 그는 미래학적 관점에서 어려운 시기에 나라의 안위와 백성들의 미래 먹거리 연구에만 전념한 인물이다. 실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이렇게 율곡 이이와 봉래 양사언의 예로서 보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이런 그들의 노력에 임금을 비롯한 주변 신료들이 동조만 잘해주었더라도 임진왜란과 같은 엄청난 국난은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미래학의 또 다른 관점을 보면,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향하는 물결을 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로, 좋은 생각을 많이 하거나,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거나, 마음속에 강한 희망을 지속적으로 가진다면, 그 희망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꿈은 이루어진다.” 혹은 “진실로 원하면 반드시 얻어진다!”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가령, 내가 지금 간절히 원하여 주변 사람들에 말하고 있는 것이 나의 미래를 스스로 예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방법을 차곡차곡 실행한다면 선생님이 될 수 있을 확률이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높아지며, 내가 꼭 의사가 되어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고 싶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고, 구체적인 공부를 차곡차곡 하고 있다면 너는 미래에 의사가 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매우 높아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것들은 단순히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것을 넘어서서, 미래의 물결을 선도하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래의 자기 모습을 막연히 원하고 말하기만 한다면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며, 미래의 자기 모습을 간절하고 당당하게,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원하고, 그 원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그냥 막연히 무엇이 되고 싶다,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은 의미와 실현 가능성이 작고, 그런 것들을 절실하고 구체적으로 원할 수 있고, 스스로가 인정하는 명분이 있어야 꿈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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