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베이킹
빵 중에 제일 맛있다는 ‘갓 구운 빵’을 대량으로 먹고 싶어 시작한 베이킹.
취미로 삼은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평생을 빵순이로 살아왔고, 오늘의 집에서는 홈
베이커로, 유튜브에서는 베이킹 덕후로 소개된 적도
있을 만큼 베이킹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갑자기 베이킹을 멈췄다.
그렇게 좋아하던 빵이… 갑자기 맛없어졌기 때문이다.
커피와 함께 즐기던 달콤한 디저트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소울푸드였던 프렌치토스트마저 먹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집 안 가득 퍼지던 따뜻한 빵 냄새, 가루가 반죽이 되고
빵이 되는 과정의 설렘도 더 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랬던 우리 집 ‘빵 공장’이 오랜만에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웃사촌 같은 동네 어른들과 새로운 친구가 생겼고,
이분들이 동네 정보부터 구황식물(!)과 약 같은
따뜻함을 아낌없이 나눠주셨다.
나도 정성이 담긴 무언가를 드리고 싶었는데,
잊고 지냈던 베이킹이 문득 떠올랐다.
오랜만에 베이킹 재료와 도구를 꺼내니 낯설었다.
그래도 선물할 생각에 금세 손이 풀렸고,
완성된 빵을 들고 찾아가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내가 만든 빵을 반가워해주시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아, 맞다. 나 이 맛에 베이킹했었지.”
베이킹을 시작한 이유가
단지 빵을 좋아해서만은 아니었다.
남편에게는 챙기지도 않는 밸런타인데이에
회사 동료들 나눠준다고 하루 종일 베이킹을 하고,
가족들 생일이면 케이크를 만들고, 이래서 만들고
저래서 만들고.
‘나누는 즐거움’ 때문에 더 좋아했던 것이다.
아직도 집 나간 빵맛이 돌아오진 않았다.
예전처럼 우리 집 빵 공장이 풀가동되지는 않겠지만, 녹슬지 않을 만큼은 종종 운영해 볼 생각이다.
공교롭게도 곧 아빠와 엄마의 생신이 다가온다.
다시 기쁜 마음으로 케이크 만들 준비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