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카페
우리 동네에는 예쁜 카페가 정말 많다.
이 동네로 결정하고 임장 다니고 계약하고, 인테리어
보러 올 때마다 예쁜 카페를 한 곳씩 들렀다.
“여기 살게 되면 주말마다 카페 도장 깨기 해야지! “
그렇게 다짐했는데, 이사 온 지 2년 반이 지난 지금,
가고 싶어 했던 카페 중 단 한 곳도 가지 않았다.
그냥, 집이 너무 좋아서.
우리 집이 엄청 좋은 집은 아니다.
이전보다 평수도 줄었고, 회사와의 거리는
더 멀어졌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도 많다.
그래도 좋다. 여행마저 귀찮을 만큼.
사람들은 남이 타준 커피,
‘남타커’가 그렇게 맛있다 하지만,
나는 단연 ‘내타커(내가 타먹는 커피)’가 최고다.
진하면 물을 더 넣으면 되고,
연하면 커피를 더 넣으면 되고,
크림이나 시럽도 마음껏 넣을 수 있다.
메뉴 제한도 없고, 무한 리필도 가능하다.
이 얼마나 완벽한 시스템인가!
게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집에서 마신다.
거실·주방·작업실·침실 어디든지 자유롭고,
누워서 마시든, 잠옷 차림이든,
심지어 속옷 바람이어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홈 카페만의 절대적 자유와 프라이버시.
커피 비주얼은 조금 어설플 수 있다.
그래도 맛만 좋으면 그만이다.
안락한 내 공간에서, 좋아하는 BGM 틀어놓고
커피 한 모금 홀짝이면—
그게 바로 카페지.
카페가 뭐 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