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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랑 Jul 10. 2024

가식이 실제 내 삶 속으로 들어온다면

vlog를 찍는 유튜버가 되었다.

무엇하나 쉬운 게 없는 내 인생에서

이번에는 가볍게 하고 싶었던 일

지금 나는 쉽게 다가섰다가  뜨겁게 데어가고 있는 나의 ‘유튜버 일지‘를  담아내고 있다.

굳이 요약하자면

-시작부터 그 누구보다 힘겹게 영상을 올렸고

-살짝 터진 조회수에 댓글까지 맛보았다.

-댓글이란 것은 기쁘나 악플이었고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안 하는 것이 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밀고 나가는 중이다.


그 사이 벌써 10편의 에피소드가 올라갔고 나는 엄청난 조회수와(한자리 조회수이다.) 무관심 속에서 더욱 편안하게 영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실 7번째 영상을 올릴 때쯤 이제는 좀 나아지려나?라는 기대감이 조금 있었고 얼마 전 10번째 영상부터는 기대감조차 없다.

오히려 조회수가 없다는 것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엄마 구독자 몇 명이야?"

얼마 전 딸이 잠이 들기 전 문득 나에게 물어보았다.


"엄마~! 21명이나 있어~! 그런데.. 유튜브가 엄마 영상을 사람들에게 안보여주는거 같아ㅎㅎ 아무도 안 봐~~ 하하"

그러면서 살며시 그만둘까??라고... 말해보았다.


7살밖에 되지 않은 둘째 딸이 말했다.

"엄마~! 포기하게?? 포기는 배추 셀 때만 하는 거야~!" 라며 언니 만화책에서 배운 그대로 나에게 대답했다.

웃기기도 하고 뜨끔하기도 했다. 우리 딸이 어린 왕자가 된 것만 같았다.


사실 진짜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비공개는 아니건만 비공개처럼 마음이 편안한 요즘 찍을 거리가 있다면 안 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아이 말대로 아이들은 조용히 엄마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었고 포기하는 엄마를 보여줄 필요도 없었다. 처음 시작하는 일이 이렇게나 힘들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까지 보여줘야 했다.



<아이들이 구독자인 엄마이기에,, 포기하지 않는 유튜버가 되기 위해 >



자, 조회수나 구독자 상관없이 무조건 내가 이 브이로그 유튜브를 밀고 나갈 이유를 정리해 보았다.


첫째, 브이로그를 찍다 보면 카메라가 항상 내 옆에 있다.

그것은 누군가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카메라 앞에서는 다 늘어진 옷이나 후줄근한 옷을 입고 있을 순 없었다. 언제나 단정한 옷차림으로 있어야만 했다. 집에서도 예쁜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다. 알 수 없이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다.


둘째, 언제나 집이 깨끗해야만 하기에 부자처럼 항상 정리 정돈하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에는 너무나 귀찮아서, 카메라가 닿는 곳만 정리하고 대충 찍기도 했었다. 하지만 브이로그는 전체적인 나의 생활을 담는 것이기에 그렇게 찍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귀찮아도 치워야 하고 늘어지고 싶어도 늘어질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집안이 언제나 예전보다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참 좋은 일 아닌가?

 

셋째, 대충 그냥 먹고 싶은 날에도 건강식 한번 더 해 먹게 되었다.

브이로그에는 내가 먹는 음식을 하나씩 넣는 편이다. 대부분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먹는 아점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촬영을 위해 샐러드나 채소를 원래보다 더 많이 사다 놓는다.

라면이 먹고 싶은 그날에도 사다놓은 저 채소가 썩어버리기 전에 촬영을 해야 하므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 건강식을 해 먹게 되었다.

라면대신 샐러드를 먹으면 내 몸은 그리도 가뿐할 수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나는 카메라 앞에서 가식을 떨어야만 했다.

자기계발하는 엄마의 모습이 콘셉트인데 엉망진창 늘어진 모습을 찍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음과 달랐기에 매번 '이건 너무 가식이 아닌가? 이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사실 나의 모습은 매번 늘어져 있기보다 실제로 무언가를 항상 하고 있는 것이 반인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보기 좋은 옷을 입고/ 보기 좋은 집을 만들고/ 몸에 좋은 음식으로 바꾸었을 뿐..


이런 관점에서 브이로그를 찍는다는 것은 나의 성장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특히 전업주부로 살아야 하는 나의 경우에 지켜보는 눈을 스스로 만들어 내어 늘어지지 않고 성장하는 나를 만들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가식이었지만 내 사소한 일상에서 나를 위해 만들어 낸 가식은

진짜 내 삶인 것처럼 만들었고 나는 내가 만들어낸 가식이 실제 내 삶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구독자가 없어도 좋아!
조회수가 안 나와도 좋아!
지금 이렇게 가식으로 만들어낸 내 삶이
진짜 내 삶으로 정착하는 순간!
내 인생이 진짜 바뀔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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