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만 내디뎌 보자.
이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라고 이 세상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공감을 할는지 모르겠다.
예민한 내가 예민한 아이를, 그것도 둘이나 독박육아 하며 창업까지 했다고 하면 다들 '온전한 독박육아'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생각해도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공방 창업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요즘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나씩 해나가는 세상이다. 그래서 나도 그 분야를 찾았고 그렇게 찾은 것이 치유가 가능한 꽃은 꽃인데, 죽지 않는 조화로 해나가는 꽃풍선이었던 것이다.
처음 플로리스트부터 공방 창업자들까지 정말 많은 분야의 창업자들의 영상을 찾아보고 찾아보았는데, 그 때 느낀 점은 이 분야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난 그들도 결국은 일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남편이나 그 외 가족들이 도와주거나 아이가 그리 어리지 않아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것 말이다.
나는 그 둘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는다.
나의 가족들은 모두 하나같이 바쁘다. 밤 12시는 되어야 들어왔다가 아침 7시에 나가는 남편과 새벽 5시부터 일어나 하루 종일 일하는 시부모님, 친정식구들이기 때문이다. 나보다 많이 일하면 일했지 적게 일하지 않는 그들에게 나의 아이를 돌봐달라고 말할 수 없어 육아는 지금까지 온통 내 몫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강행했다. 퇴사와 함께 제2의 직업을 구해야했고 돈도 벌어야 했다.
조건은 어디론가 가지 않고 집에서 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서 그 생각을 실현하기란 충분히 가능했다.
약간의 보탬도 없이 나는 정말로 몇 년간 나 홀로 육아를 한 사람이고 이런 내가 공방을 차렸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제부터 '아이를 키우며 가게를 차릴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
일할 시간이 없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까지 힘들게 일하기 싫은 것이다. 그것을 인정해야만 마음먹고 육아하며 창업 할 수 있다.
step1. 최대 5시간만 확보하자.!
사실 육아만으로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물론 나의 워라밸을 생각했을 때..
그렇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당분간의 나의 워라밸 따위는 포기해야 한다. 육아와 창업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하루 48시간이어도 모자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큰 열정으로 그 이상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장기전으로 가는데 힘들어질 수 있다.
최소 5~6시간의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중 아이 없이 온전히 일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5시간 정도가 나온다.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돌아오기까지 4시간,
아이들이 잠들고 내가 잠들기 전까지 2~3시간을 확보한다고 하면 총 6~7시간 정도가 생긴다.
사실 이 시간을 모두 창업에 관련된 일만 하는 것은 불가능이다.
아이와 관련된 부수적인 일들과 집안일에 최소한의 시간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쪼개고 쪼개어 만든 온전한 5시간에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꽃도 만들고 사진도 찍고 간단한 웹작업까지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처음에는 꽃풍선 하나를 만드는 데만 5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나는 잠을 줄여보기도 했다. 잠을 자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그것이야 말로 불가능한 일이니까..
5시간 이하로 자는 날은 집중력이 저하되고 컨디션 난조로 오히려 일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5~6시간의 수면시간은 확보하라고 꼭 당부하고 싶다. )
step2. 하루에 꽃풍선 하나만
하루에 작품하나 간신히 만든다고 언제 일이 진행될까 두려움에 이것저것 일을 만들어 버린다.
그러면 결국 하지도 못할 해야 할 일 리스트에 눌려 결국 작품 하나도 만들지 못한다.
그렇기에 꽃풍선 하나 완성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에게 손뼉 치며 잠들어야 한다.
나는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욕심만 가득해서 결국 꽃풍선 하나 완성하는데 3일이 걸리기도 하였다.
잘게 쪼개어 마감을 지키면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step3.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에 마음을 비우고 완벽한 작품 1개에 몰두하자.
내가 말한 꽃풍선 제작이라는 것은 디자인이 정해지고 나서부터 만들어 가는 시간만을 말하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틈틈이, 또 이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는 디자인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처음에는 핀터레스트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다음엔 인스타그램 및 각종 판매사이트 등 꽃풍선이 보이는 곳이 있다면 모조리 눈여겨보았다.
보다 보면 디자인이 다 거기서 거기이구나를 느끼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나는 화병꽂이부터 꽃다발까지 모조리 보면서 색의 조화와 어레인지를 공부했다.
이 공부는 사실 하루종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은 하다 보면 할 수 있지만 디자인을 생각해 내는 것은 끝도 없이 해야 할 일이다.
나는 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어딜 가나 예쁘다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눈여겨보았다.
특히 자연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
언제 어디를 가든 내 주변환경을 골똘히 보고 느껴야만 했다.
나만의 작품은 이런 오랜 시간의 관찰과 생각과 고민 끝에 나오게 된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그려낸 작품이 실제 만들어보면 전혀 내 생각과 다를 때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딱 한 개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완전히 몰입해야만 한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5시간에 충실히 머릿속에 그려낸 꽃을 만들어 내고 나서야 판매할 수 있는 고작 한 개의 작품이 탄생한다.
고작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아직은 초보이기에, 처음이기에 이만큼에 만족해야 하고 실제로 이 부분이 판매하는 과정의 8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마라는 역할을 지닌 채 창업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바쁜 엄마이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면 깊은 생각을 하기 전에 무조건 한걸음 내디뎌보라 말하고 싶다.
차근차근 한걸음 한걸음 잘 내디디면
언젠가 이 강을 건너는 날이 온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다급한 마음보다
아름다운 것을 창조해내고 싶다는
본질에 충실한 시작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