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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랑 Aug 18. 2023

엄마의 자기계발 지침 따르기

아줌마 자기계발서  

우여곡절의 시절을 어느 정도 보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아무런 목적지도 없이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다. 공허해진 내 마음한켠을 채우려고 또는 지쳐버린 마음 한켠을 치유하려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허허벌판에 떨어져 길을 찾아야만 했던 나는 자그마한 단서라도 찾기위해 휴직과 동시에 의무처럼 책을 읽었다. 


그리고 정확히 2022년 8월부터 모든 유명 자기계발서 및 동기부여 영상대로 실천한 지 1년이 지났다.

말 그대로 내 인생 변혁의 시기이자 가장 열정적이던 시기.. 아마 내가 지금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었던 것도 변하고자 했던 그 마음이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년 전에는 나도 정말 평범하고 평범한 그런 육아맘. 직장맘이었다.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고 살아가기 바빴다.

책 읽을 시간도 없었고 운동할 시간도 없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변함없이 하루하루 똑같이 살아갔다.

하지만 마음하나 바꾸고 그저 하루하루 조금씩 백지장을 채워가듯  그렇게 1년을 자기계발서대로 채워갔다.

책에서 하라는 데로 해보는 것이 웃길수도 있었지만, 믿져야 본전이었고 그것이 사기라 해도 내 인생에 해가 될 것은 하나도 없었기에.. 그리고 뒤돌아 보니 내 인생의 방향이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노력에 비해 큰 변화는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운동부터 일기 쓰기까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딱 1년은 해보자. 란 마음가짐으로  실행했다.

아줌마라서, 게다가 완벽한 독박육아 현실에서 아줌마 자기계발은 참으로 가혹했다.

자기계발서 지침들은 모두 한가한 사람이나 가능하지란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다.

아마 육아만으로 지친 모든 아줌마들이 그렇게 현실에 파묻혀 나의 인생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다 이런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나처럼 게으르고  아무것도 잘 못하던 사회불만자였던  내가 변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의 자기계발은 아이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부모를 모방하며 커나가는 아이들..

우리 아이들은 일 년 동안 나 이상으로 성장했다.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들에게 가장 건강한 마음의 씨앗을 뿌려주게 된 것이다.


자기계발이란 아이를 둔 엄마일수록 반드시 해야 함을 깨달았고 그 가혹한 자기계발지침을 아줌마 맞춤형으로 무조건 실행해야만 한다는 것을 변하는 아이들을 보고 알았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럼에서 계속해서 건강하고 건전하게 살아가고자 실행했던 나의 자기계발 내용은 아줌마 맞춤 커스터마이징이라고 불렀다. 


아줌마에게 자기계발대로 살아가는 것은 정말로 가혹하다. 그것을 잘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상위 1%에 속할 것이라는 확신까지 든다. 하지만 가볍게 그 1%안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둘 엄마의 자기계발은 어떻게 할까? 


그 첫번째는 운동의 시작이다. 이 세상 어떤 일도 체력앞에서 무너지고 체력싸움에서 이긴자만이 이 피터지는 경쟁사회에서 우승자가 될 것이다. 나에게는 7년동안 운동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다. 

왜냐하면 독박육아 엄마에게 인생의 어떤 작은 변화도 가혹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꾸준히 해야만 하는 대표적인 자기계발지침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운동과 일기가 가장 곤욕이다.


운동을 하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고 (낮시간에는일을 하고 아이를 본다는 전제하에) 나갈 때도 자는 아이를 두고 운동 내내 신경 써야 한다. 그래서 처음 시도는 남편이 있는 주말 아침이었다. 게다가 아침해가 다 떠오른 7시 30분에 일어났다. 새벽이 아니라 망설였지만 그날은 무조건 이어야 했다.

나는 무조건 눈곱도 떼지 않고 나갔다. 운동화에 모자만 갖추고 운동복도 없이 추레한 티셔츠에 바지처럼 생긴 아무거나를 입었다.


그리고 첫날부터 산책에 매료되었다? 맞다. 나는 나홀로 걷는 것이 그리도 기뻐 멀리멀리 걸어 나갔다. 나만의 시간이라는 그 황홀함.. 공용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걸어 나갔다.

하지만 돌아오는 그 자전거가 지옥일 줄은 몰랐다.

운동 한번 안 하던 내 다리는  30분도 안 되는 산책만으로 힘을 다 써버렸고 나는 자전거 바퀴를 한 바퀴 굴릴 힘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굴리면 절로 굴러갈 바퀴의 힘을 믿었건만 그렇지 않았다. 자전거는 엎친대 덮친 격으로 더 커다란 짐이 되어 버렸다.

자전거 거치대로 끌고 갈 힘도 없이 그렇게 자전거를 몸지지대 삼아 간신히 걷고 쉬고를 반복하며 1시간 반 만에 돌아왔다.


모든 것이 충격적이었다.

아이들은 배고프다며 아우성치고 있던 집..

이 죽을 것 같은 몸으로  다시 밥을 해야 하는 내 현실

무엇보다 이 지경이 되도록 운동하지 않은 나의 삶.

그리고 늙어버린 내 몸..

충격적이었지만 이 첫날의 충격이 나를 아침마다 나가라고 채찍질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어찌 보면 참으로 멍청하고 무계획적이며 무모한 운동의 시작이었지만 이것으로 나는 아침 20분 산책으로도 만족하게 되었고 , 20분이란 시간은 아이들을 놓고 나갔다 오기에도 충분했다.


엄마의 하루 운동은 20분으로 만족하면 된다.


그것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20분 산책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졌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들을 맞이하는 태도가 달라지니 아이들도 혹여나 일어나 엄마가 없어도 기쁘게 기다려 줄 수 있게 되었다.

한 달만 지속하면 아이들도 아침운동을 함께 하겠다고 나선다. 그것은 아직 이뤄지진 않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이 참으로 자랑스럽기도 했다.

엄마로써 뿌듯함은 자신감 상승으로 이어지고 아이들은 이 미묘함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루 20분 투자가 한번의 날갯짓이 되어 아이가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 그 막대한 나비효과를 꼭 경험하고 싶고 모든 엄마들과 함께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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