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따로 시간을 내어서 운동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결혼하기 전, 육아 휴직하며 쉬는 동안 요가로 몸이 조금은 유연해진 적이 있다. 격렬하지 않지만 에너지가 드는 만큼 내면으로 뭔가 채워졌던 시간.
[통증에서 벗어나기]
20대에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치고 나서 오랜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짬짬이 한의원을 다니며 국선도를 다녔던 경험이 있다.
내가 절실할 때는 어떤 방법이든 해보려고 노력한다. 병원도 열심히 다니다가 이제 좀 살만해지고 통증이 잊힐 때쯤 마음이 느슨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다른 것이 그 틈을 비집고 새로운 관심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운동이 일상이 되기 전에 그만 놓아버리게 된다.
폐차를 할 만큼 큰 교통사고여서 인지 그 이후로 내내 허리 통증을 운명처럼 달고 다니는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좀 아프면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거나 한의원에서 침치료를 받는 것으로 통증이 조금 완화되면 그것으로 만족하곤 했다,
요즘에도 자고 일어나면 '에고에고' 저절로 신음 소리가 난다.다만 통증의 강도가 점점 옅어지는 중.
pixabay
첫 PT도 재활 운동이라는 말을 붙여서 진행했었다. 믿거나 말거나 코치님이 자길 만난 건 행운이라며 허리 통증은 물론이고 몸짱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왠지 믿고 싶었다. 마음은 '그럴 리가'였지만, 또한편 '어쩌면'이라는 마음도 덧붙여져서...
하루하루 PT를 받고 3회째 되면서 희한하게 허리를 손에 대지 않았다. 오히려 어깨와 다리에 근육통이 느껴졌을 뿐. 진짜 코치님 말처럼 허리가 새것으로 바뀌는 거 아냐?
하루아침에 달라질 일은 없다. 갑작스레 코치님이 개인 사정으로 끝내지 못하고 그만두셨다. 낙동강 오리알처럼, 어미 잃은 새처럼 무슨 운동을 할지 배회했다.
내 허리는 어쩌라고...몸짱은 커녕 허리 재활은 끝내지도 못했는데. 유튜브 선생님을 모시고 다시 시작된 운동. 잘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안 하는 날보다 운동하는 날이 컨디션이 더 좋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몸이 더 빨리 알아챈다. 매일 오기 싫고 귀찮다가도 운동이 끝나고 가는 길은 사붓사붓 집으로 돌아오게 한다. 온몸이 산뜻하고 가벼우니 기분마저 업그레이드가 되어 돌아온다.
[환기시키기]
하루라도 안가는 날은 아이들이 더 성화다. 제법 걸쭉해진 잔소리가 무르익을 무렵.
"엄마, 아빠랑 운동 안 가요?"
"운동을 끊었으면 열심히 하셔야지."
"운동하고 건강해져서 와요. 어서 다녀오세요!"
아이들의 시커먼 속내를 알지만
"역시 엄마 아빠 건강 생각해 주는 건 너희뿐이네. 다녀올게."
잔소리로 집의 공기를 메우는 대신 환기를 위해 운동을 나선다. 너희도 좋고, 우리도 좋은 거 맞지?
pixabay
[맛 더하기]
가끔 돌아오는 길에 맥주도 한잔하고 말이다. 운동 후 술 한잔은 운동했던 본전도 못 찾는 행동이지만 인생의 맛을 더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운동 후 시원한 맥주는 집에서 한잔 하는 그것과 차원이 다르니, 운동 좀 힘들어도 그까짓 거 할만하지 아니한가.
그날 눈가가 촉촉하여 돌아왔다지...사는 이야기 나누며 울고 웃는 이야기는 맥주없이 불가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