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은 다시 울기로 한다

by 연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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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바다가 두고 간 사막으로 간다




바다가 흘린 모래 비늘이 반짝일 때마다 물고기들이 튀어오르고 계절의 통로로 슬픔도 오간다 모래보다 더 고운 가루로 사라지는 것들을 묶을 수 없는 바다는 숨을 놓쳐버리고, 담담하게 누군가의 계절을 철썩이게 했다


모래를 안은 바람이 일렁이며 물의 움직임을 기다린다. 나이 들어가는 아침을 책 읽듯이 들여다보며 거울을 접는다. 어떤 날의 오전은 웅크린 새벽을 입은 채 졸고 쓸만한 생각들은 조금 비뚤어진 방식으로 내 세상에 와주어서 고마워


사막의 가슴을 열면 새 한 마리 날아오른다


누군가 두고 간 물병도 늙어 마른 풀처럼 누워있다. 사막에서 어떤 이의 끝날을 듣는 것은 그 사람의 온 생을 껴안는 일. 멀리 아틀라스 산맥에서 묻어온 소문은 바다가 사라지면서 두고 간 이름들. 바람을 밀며 사막을 건너는 일은 서로의 슬픔을 조용히 묻어주는 일,


바다와 사막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잃어버린 너는 홀로 우는 사막 안쪽으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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