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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빛 Mar 28. 2023

공부, 느리지만 쉽게 다가갔으면


바쁜 와중이지만 오랜만에 잠시 펜을 들었습니다.

가진 능력이 여기까지인지 요즘 나만, 이 아빠만, 몸과 마음이 바쁜가 봅니다.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한동안 일과 일상과 독서로 챗바퀴 돌듯 했습니다.


첫째아이가 벌써 초등 고학년이 되었습니다. 

남의 아이는 빨리 크고 내 아이는 제자리인가 싶더니 어느덧 고학년이 되었습니다.

이 아빠도 놀랍습니다.


학원대신 가능하면 아이에게 맞는 쉬운 방법으로 가르쳐 보려는 생각을 나름 계속 해 보고 있습니다.

다소 느리게 가지만, 보다 쉽고 재미있게 가는 방법을.


때때로 설명을 해 주다 보면 아빠의 스킬이 부족해서인지 더 쉬운 설명을 못 찾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빠의 설명에 아이가 이해를 못 하게 되면 아이의 머리를 탓하기 보다는,

현상과 논리를 설명하는 아빠의 설명 스킬이 부족해서라 생각하고 곰곰히 방법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부족한 스킬을 보완할 괜찮은 동영상을 찾아 먼저 공부해 보고 있습니다.

그러고선 괜찮은 영상을 아이와 함께 보고 있습니다.

답답해 하던 아이도 희한하게 따라옵니다.

어려운 논리라는 게 너의 머리 때문이 아니라 방법상의 문제라는 걸 아이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기 죽지 않고 시도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학과목 중 아이가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건 아무래도 수학인 것 같습니다.


첫째 고학년은 분수의 곱셈과 나눗셈. 

단순한 분수 셈이 아닙니다.

초등문제에 벌써 중학교의 방정식 논리가 숨어있습니다.

아이는 그걸 아직 모릅니다. 

중학생에겐 쉽게 풀리는 문제지만, 그 원리를 모르는 아이에겐 무척 어려운 문제일 수 있는.


둘째 저학년은 백의 자리가 넘어가는 수의 덧셈과 뺄셈.

단순한 연산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백단위 수를 연속으로 셈하라 하면 어른들도 살짝 당황해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온라인상에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의문을 가져보고 궁금해하고, 궁금하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지원군이 없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나름 각 분야에 좋은 머리와 스킬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구나 생각합니다.

그걸 공유하는 사람들, 공유하게끔 지원하는 영상들.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상업화가 숨어있을 지라도.  


무지막지하게 공식을 외우라고, 윽박지르며 알 때까지 설명을 한다고 해서,

아이가 그 주입식 설명을 꾸역꾸역 머리에 밀어넣지를 못합니다.

그럴 수 있다면 그건 로봇이나 기계일 겁니다.

아빠는 예전에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몸이 고생하더라도 노력하면 될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믿음으로 그쳤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나보면 공부도, 다른 일도, 

어려운 방법 뒤엔 우회적으로 돌아 

쉽고 간결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닫고 있습니다.


수학 외에 다른 학과목은 

학원보다는 다양한 독서로 접근해 보고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학원을 택하면 우선 부모의 몸과 마음은 편하겠지만,

유연한 사고를 헤치고 

정작 귀한 하루 중 다른 여유를 가질 시간이 부족해 집니다.

특히 방학을 벗어나 학기 중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억지로 학원을 돌리는 그 아까운 시간에 

세상의 보석과 같은 책을 읽는 것이 진짜 공부라는 생각입니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눈 벌겋게 공부시키는 한장짜리 문제지도 

모두 다 이미 세상이 내놓은 존귀한 양서의 내용을 발췌하고 짜집기해서

내놓은 글귀의 일부들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를 수영장에 넣어주고 아빠는 운동삼아 산책을 합니다.

그 사이 아빠는 모 라디오 교육프로를 듣습니다.

전문가들이 쉽게 역사와 과학의 현상을 설명해 줍니다.

음식과 문화, 세계사, 일상과 과학원리, 조선왕조실록 등을.

그 복잡다단한 역사와 과학의 원리를 어찌 그렇게 쉬운 어휘로 설명을 하는지 놀랍습니다.


재미있게 이야기식으로 들은 후 어느부분이 궁금하면 그 부분을 책으로 더 읽어 봅니다.

그러면 그 궁금증이 해소되면서 더 확장해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아빠가 궁금해서 책을 읽으니 아이도 옆에서 보고 있다가 따라 읽어봅니다.

때론 아빤 왜 이 책을 읽는지 궁금해서 물어도 봅니다.

그러면, 그때 재밌게 들은 라디오 프로를 같이 다시듣기로 들어 봅니다.

아이와 함께 같이 듣습니다.

쉽고 재미가 있으니 아이도 관심이 있게 듣고서 그애 대한 책도 읽어보려 합니다.

아빠가 어렸을 땐 없던 좋은 방법이자 스킬 같습니다.

공부는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라고 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궁금해서 하는 공부.

공부라고 하면 머리가 지끈지끈해 지는 그런 게 아니라,

쉽고 재밌는 현상이자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가는 거라는 생각.

하다가 막히면 그 원인이 내 머리 때문이 아니니,

다른 방법으로 돌아 이해하면 되니,

기 죽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

공부, 아니 사회현상을 알아간다는 것은 이런 거라고.

그게 공부지, 절대로 머리 지끈지끈하고 억지로 해야 하는 게 아니라고.

아이가 그걸 자연스레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끝.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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