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서사는 자식에게 어디까지 책임일까

by 에시

엄마가 자기 삶을 이야기할 때

나는 두 개의 마음이 동시에 올라온다.


하나는 이해.

다른 하나는 부담.


엄마는 자신의 시간을 말한다.

젊은 날의 포기,

하고 싶었던 것들,

참아야 했던 순간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 이야기를 모른 척할 수는 없다.


그런데 어느 지점부터

그 이야기가

내 어깨 위에 올라오는 느낌이 든다.


엄마의 외로움,

엄마의 억울함,

엄마의 서운함.


그걸 어디까지 내가 들어야 할까.

나는 엄마의 딸이지,

엄마의 인생을 보상해줄 사람은 아니다.


부모의 삶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삶의 무게를

자식이 전부 감당해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엄마의 이야기를 듣되,

그 안에서 내가 무너지지 않는 거리.


그게 어쩌면

성인이 된 자식의 역할일지도 모른다.


공감은 할 수 있지만,

책임질 수는 없다.


그 경계를 배우는 게

요즘 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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