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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우 May 25. 2023

이사를 했다

새 집, 33평의 아파트에 이사를 했다.

이 시골에서는 너무 비싼 그런 새 아파트, 은행에 엄청난 이자를 주고 월급의 90%를 내야 유지가 되는 새 공간에 가니 이제 좀 숨통이 트인다.

적응을 못했다.

낯선 동네의 공허함, 같이 일하는 동료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너무 질려버리듯 싫었다.

공무원 민원은 예상을 못하는 게 많고, 3단 고음처럼 통화하다가 점점 커져가는 목소리에 좋지 못한 말, 미운 내 모습도 너무 싫었다.

그 시기를 몇 개월 보내고 나니, 이제 조금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 삶은 항상 예측불가였는데 이런 예상못한 것들이 오히려 평범한 일상의 변수라는 생각으로 버텨보기로 했다.


오지랖 넓은 성격은 공무원 업무에 잘 맞는다. 일을 찾아서 하는 성격에, 대화하는 거 좋아하니 민원전화도 그나마 버틸만 했다. 사람들은 이 지역 사람이 아니어도 친절하게 대해준다. (물론 왜 여기 왔냐가 첫 인사이긴 하다.)


이혼도 전부 오픈했다. 300명이 있으면 300명 전부에 궁금해하는 특성상 외지인인 나는 그 중에서도 얼마나 신기할까.


괜찮다. 괜시리 문제아처럼 숨기고 돌던 내 인생에서 이제 겨우 내 모습이 보인다.

이사도 하고 혼자서 오롯이 돈도 벌고 내 가정을 유지하고 있다. 열심히는 못 살아도 행복하게는 살 수 있다.그런 희망을 가지며 새 집으로 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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