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섬 1

가을비

by 보포름

수로를 두르고 있는 살구나무 섬이 있다.

그 섬에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산다.

내가 쓰는 단어들이 살구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살구나무 아래 그가 서 있다.


살구향이 짙어질 때 우리는 같이 웃는다.

우리가 웃을 때마다 살구가 익어 손으로 떨어진다.

여름은 지나갔고 가을비가 내린다.


'영원히 동화 속에서나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읽은 마지막 줄이 비가 되어 내린다.

지금은 쓰기보다 읽어야 할 때.

우리는 웃기보다 가을비를 바라본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