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나를 위로하다
화원에 갔다.
남편의 공사가 끝난 점포에 개업 선물로 화분을 선물하기 위해.
정말 많은 꽃들이 반겨주어서 화원 안의 습하고 눅진한 공기마저 기꺼웠다.
나는 화분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인데.
마흔즈음부터 화분을 하나씩 하나씩 들이고 키우고 있다.
화원이라 하면 모든 식물들이 다 잘 크는 줄 알았는데
여기서보니 화원 안에서도 헤롱헤롱 누렇게 뜬 식물들이 많았다.
"어머나! 전 화원에 있는 애들은 다 잘 키우시는 줄 알았어요!"
하는 내 말에 주인 아저씨께서 하하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종류가 몇 가진데~ 계절마다 다르고 다 달라요. 잘 사는 놈은 신경 안써도 잘 살고요."
지나가다 보인 게발.
우리집 게발과는 달리 꽃이 무성하게 핀 것을 보고 놀라 물었다.
"사장님!!! 이 게발은 어쩜 이렇게 꽃이 많이 폈어요?
저희집 게발은 처음 왔을 때 폈던 꽃이 지고는 다시 피질 않아요!"
사장님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집안에만 두셨죠?"
"네?"
"얘들도 덥고 춥고 겪어야 계절이 가는 줄 알아요. 집안에만 두면 절대 꽃 안펴요!"
사장님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죽지 말라고 집 안에 둔 배려가 사실은 이 예쁜 꽃이 피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니.
사람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대학 동기 중 하나인 친구가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래도 난 네가 부럽다. 넌 네 힘으로 자수성가 하고. 뭔가를 이루고 살잖아."
그 친구는 지방이긴해도 넉넉한 부모님 인심에 고생 없이 무난하게 컸고
무난무난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살고 있다.
나는 부러워 죽겠는 그 삶이건만 정작 내 친구는 그런 본인의 인생이 지루하다고 했다.
돈고생 마음고생하며 사는 나를 보고 진짜 살아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재미있을 거라고.
열번을 가슴 졸이고 힘들어야 한번의 안도를 하는 내 삶이 재미라니.
하지만 지금의 나는 친구의 그 말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내 인생의 꽃을 피우기 위해 나는 지금 차갑고 시린 겨울을 겪는 중이라고.
반드시, 나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