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발레작품 <돈키호테>
필자의 대학원 시절, 어느 노교수의 첫 강의날이었다. 강의실에 들어와 커다란 칠판에 다음과 같은 말을 쓱쓱 써 내려갔고, 한 소절씩 읽으며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주셨다.
Dream the impossible.
Do the impossible love.
Fight with unwinnable enemy.
Resist the unresistable pain.
Catch the uncatchable star in the sky.
"후회 없는 대학생활, 청춘을 보내길 바랍니다."
위의 문장은 소설 <돈키호테>의 대사로 그날 이후 내 인생의 명언과도 같은 말이 되었다.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던 나의 청춘, 가장 용감하게 도전하고 부딪히던 그 시절을 늘 가슴에 새기고 지금도 그 마음으로 세상을 맞이하려 한다.
나와 린이는 올봄부터 함께 주말 발레를 했다. <돈키호테 Don Quixote> 작품을 보고 주요 안무를 딸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동작을 바꾸어 함께 춤을 췄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스페인 작가인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는데, 원작에서의 주인공 돈키호테보다는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스페인의 문화적인 요소들을 작품 전체에 배치하여 이전의 발레 작품들의 디베르티스망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작품의 스토리가 되어 관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했기에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딸에게 보여주는 가장 큰 이유는 발레 작품을 통해 원작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아이에게 보다 친근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고, 엄마의 인생관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딸과 함께 <돈키호테>를 보고 춤추고 싶었다.
1. 작품 줄거리
아주 먼 옛날, 돈키호테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어. 돈키호테는 날마다 기사에 대한 책만 읽었지. 기사는 나쁜 사람들을 혼내 주기도 하고, 나라를 위해 적들과 싸우던 용감한 사람이었어. 어느 날 돈키호테는 기사가 되어 꿈속에서 늘 그려왔던 아름다운 둘시네아 공주를 만나야겠다고 결심했어. 그리고 돈키호테의 하인인 산초와 함께 모험을 떠나기로 했지.
돈키호테와 산초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광장에 도착하게 되었어. 그리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키트리를 보았지. 키트리와 친구들은 부채와 캐스터네츠를 들고 춤을 추었고, 키트리가 사랑하는 바질은 기타를 연주하며 키트리와 춤을 추었단다. 그 모습을 바라본 돈키호테는 키트리가 둘시네아 공주인 줄 착각하고 다가가서 사랑한다고 고백했지. 키트리와 바질은 돈키호테의 행동에 깜짝 놀랐단다.
키트리와 바질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키트리의 아빠는 키트리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길 바랐어.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둘의 결혼을 반대하며 ‘가미슈’라는 사람을 데리고 와서 키트리와 결혼을 시키려 했지. 이때 키트리와 바질은 돈키호테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돈키호테는 키트리의 아버지에게 다가가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했지. 결국 키트리의 아빠는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했단다.
두 사람의 일을 해결한 돈키호테는 잠시 다른 곳을 갔다가 우연히 풍차를 보게 되었어. 풍차를 처음 본 돈키호테는 풍차가 괴물인 줄 착각하고 풍차로 달려들었다가 꽝 부딪히고 기절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기절한 돈키호테는 꿈을 꾸게 되었고, 그 꿈속에서 큐피드 요정과 그토록 찾아 헤매던 둘시네와 공주를 만나게 되었어.
돈키호테가 꿈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식이 준비 중이었어. 키트리와 바질은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며 멋진 춤을 추었단다.
2. 작품에서 나타난 스페인
<돈키호테>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을 안무했던 마리우스 프티파의 작품이야. 이전에 만들었던 작품에서의 춤과 달리 <돈키호테>에서는 춤과 음악, 의상, 무대배경을 통해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보여주고 있어. 마리우스 프티파가 스페인에 잠시 지냈을 때 스페인의 춤을 배운 적이 있었대. 그때 배웠던 스페인의 춤을 발레 동작으로 만들었단다.
-동작
린이가 아는 발레에서의 팔 동작은 ‘앙 바(En bas)- 안 아방(En avant)- 앙 오(En haut)- 알라스콘(à la second)- 알롱제(allongé)’ 이지?
출처: 두산백과 하지만 스페인의 춤에서는 캐스터네츠나 부채를 들기도 하고 손목을 꺾는 동작을 한단다. 때로는 양손을 몸 뒤에 두기도 해. 손을 항상 몸 앞에 두는 발레랑은 다르지? 또한 무릎을 땅에 대고 몸을 뒤로 넘기기도 해. 이런 동작들은 이전의 발레 작품에서 볼 수 없던 동작들이었어. 그래서 관객들은 <돈키호테> 작품을 통해 스페인의 춤을 느낄 수 있게 되었지.
<스페인의 춤, 플라멩코>
-의상
<돈키호테>의 무용수들이 입은 옷이 어땠는지 기억나니? 맞아, 대부분 빨간색이야. 스페인 사람들은 빨간 옷을 자주 입었거든. 그리고 러플이 층층이 쌓인 치마를 입었어. 그래서 춤을 출 때마다 러플이 흔들리면서 춤이 더 신나 보일 수 있었어. 남자주인공 바질과 다른 남자 무용수들의 옷도 스페인 남자들이 입는 옷처럼 조끼를 입거나 큰 허리띠를 하고, 부츠를 신은 모습이야.
-음악
발레 작품에서의 음악은 스페인의 빠른 음악을 사용하고, 이전의 발레 작품에서 들을 수 없었던 탬버린과 캐스터네츠 소리를 넣었단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자주 사용하는 악기인 기타 대신에 하프라는 악기로 소리를 대신하여 스페인의 느낌을 그대로 나타냈어.
<유니버설발레단, 키트리의 춤>
3. 돈키호테처럼, “I am, who I am.”
사람들은 모두 꿈을 꾸며 살아간단다. 엄마는 어린 시절에 피아니스트도 되고 싶었고, 멋진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어. 그리고 지금은 작가가 되고 싶지. 린이도 파티시에가 되고 싶고, 화가가 되고 싶다고 했지? 꿈을 이루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우리 모두 꿈을 이룰 수가 있단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용기가 필요해. 이룰 수 없는 꿈처럼 보인 다하더라도 용기만 다면 돈키호테처럼 기사가 될 수 있고, 둘시네아 공주를 찾아가기 위한 모험도 할 수 있어. 그리고 키트리와 바질처럼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던 사랑을 끝내 이루게 될 수 있지.
“I am, who I am.”
“나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소. 그리고 내가 선택한다면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소.”(농부 페드로 알론소와 돈키호테의 대화 중에서)
사랑하는 딸아, 마음껏 생각하고 꿈을 꾸거라. 그러면 어느덧 너는 꿈꾸던 모습이 되어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