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맛도 니맛도 아닌데, 그것도 나야.

몽글 몽글 크림.

by 담하dam ha

나는 몽글 몽글한 생크림을 좋아한다.

아마 나와같이 케이크를 먹을 때 시트보다 크림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취향이 대나무 같아서 음식 취향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몽글 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매사에 몽글 거리는 것을 좋아해서 동그란 것이란 동그란 것은 다 좋아하고, 심지어 두상이 동그라면 예뻐보이거나 멋져보일 정도로 몽글거리고 동글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이야기는 몽글거리는 해피엔딩을 좋아하고, 해피엔딩이 아니어도 몽글 몽글 포인트가 하나라도 존재해야 하고, 보드라운 털이 있는 인형을 좋아하고, 각이 잡힌 틴케이스보다 천필통을 선호하며, 가방도 천으로된 가방을 더 좋아한다.

그것 말고도 내 몽글몽글 취향을 나열하려면 끝도 없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파자마와 이불이다.

잠에 필요한 물건들은 항상 최적의 몽글거림을 유지해야 잠에 드는 희안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불면증이 있는 것 보다 몽글거림 MAX인 것이 훨씬 좋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잠자는 것을 터부시 여기면서 하루에 몇 시간만 자고 갓생을 산다고 하는데, 나폴레옹도 평균 수면시간에 훨씬 못미치는 시간을 자다가 사망했고, 짧은 시간만 잠을 자도 괜찮은 뇌를 가진 사람은 이 세상에 얼마 되지 않는다.

물론, 나폴레옹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한 것이긴 하겠지만.

잠은 매우 중요하다.

더 적게 자고 일하고 생활할 수 있다면 효율도 올라가고 하루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그만큼 나아지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적게는 나라는 존재는 잠을 충분히 자지않으면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을 좀 덜 열심히 할 수 밖에는 없다.

그러니, 잠이라는 존재에 감사하며 잠자기에 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 중에 하나이다.

결론적으로, 몽글몽글이란 것은 내 삶을 매우 윤택하게 해주며, 나를 나로 살아가게 하는 것 중에 하나이다.

나에게는 몽글몽글이 다른 사람에게는 질척질척일 수도 있고,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일 수 있지만 그 누가 뭐라한들.

나에게 몽글몽글은 몽글몽글이고, 꼭 필요한 것이다.

심지어 이것은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닌데, 예전에 만났던 친구 한명은 각잡힌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 친구는 책상도 각을 맞추었고 그 위에 노트가 올라가는 위치, 펜이 놓이는 위치, 지우개가 놓이는 위치도 정해져있었다. 게다가 가방도 네모낳고, 그 안에는 네모난 케이스로 정리되어 있었다.

굉장한 광경을 목격한 나는 숨이 막힐 것 같았는데, 그 친구에게는 그것이 몽글몽글이었다.

그렇게 각을 잡아두지 않으면 효율이 떨어지고, 머릿속으로 정리를 해야한다는 강박이 더 강해지는 그런 것이었기에.

나는 그 친구를 존중했다.

나에게 몽글몽글이 있듯이 그 친구에게는 네모네모가 있던 것이다.

이 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 중에서 또 누군가는 몽글몽글이 필요할 것이고, 혹은 필요하지 않겠지만 그 사람만의 몽글몽글이 있을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의 모든 몽글몽글을 종류별로 알아간다면 얼마나 멋지고 즐거울까.

그러니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활짝 열고, 그 사람의 몽글몽글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내가 모르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세상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니.

오늘도 새로운 몽글몽글을 알아가자.

새로운 세상으로 초대를 받아 보자.

그렇게 생각하니까 모든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다.

어서 오세요. 신비의 세계로. 환영합니다.

이런 팻말을 달고서 내게 똑똑 문을 두드려 보라고 말하고 있다.

내 세계가 내게 두려운 것이 아니듯, 타인의 세계도 두렵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나도 똑똑똑 문이 두드려지면 문을 열고.

타인의 세상이 시작되는 문이 보이면 똑똑똑 문을 두드려보자.

이런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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