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한국사 공부하면서 배웠던 외규장각 의궤를 이번에 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시간 내서 가보기로 아이와 약속이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국립 중앙 박물관의 상설전시관은 종종 볼만한 전시회를 유료로 진행하는데 그동안 대부분은 빠지지 않고 방문했었다.
원래 상설전시관은 유료 관람인데 우리가 방문했던 주말은 무료관람이 가능해서 운 좋게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박물관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외규장각 의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연구에 헌신하다 2011년 11월 23일 타계하신 고故 박병선 박사를 기리며 추모기간 동안 무료로 전시장을 개방한 것이라고 한다.
조선왕조 의궤는 조선의 정신적 근간이자 500년 역사의 문화 자산이다. 이제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서 그 절대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조선왕조 의궤 중에서도 왕만 볼 수 있도록 만든 어람용 외규장각 의궤를 전시하는 특별 전시였는데 프랑스로부터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온지 벌써 10년이 지났다고 한다.
의궤에 대한 설명을 차례를 지켜가면서 천천히 읽어보고 있는 중
‘의식의 궤범軌範’ 의궤는 조선시대의 중요 국가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상세하게 기록해놓은 책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외규장각 의궤는 오직 왕 만을 위하여 가장 귀한 재료로 가장 정성스럽게 만든 귀하디 귀한 책이다.
생김새도 귀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더욱 귀하다고 한다.
예법禮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들을 이끄는 품격의 통치, 그리로 가는 길이 바로 의궤 속에 담겨있고, 특히 영조가 왕세손을 잃고 치른 장례식은 왕세손 장례가 조선왕조 역사에서 처음 치른 왕세손의 장례여서 의궤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상세하게 기록이 되어있는데 이 의궤는 유일하게 한권만 존재하고 있는 의궤라서 더욱 귀하다고 한다.
옥을 파서 금으로 글씨를 쓴 의궤
의궤를 복원하는 과정의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조선왕조의 귀중한 의궤를 현재를 사는 우리가 볼 수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왕실의 행사때 사용했던 악기들이 배치되어 있고 의궤의 모사본을 만들어놔서 만져볼 수 있게 해놨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았지만 곳곳에 안내요원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고, 동선도 복잡하지 않아서 아들과 함께 차근차근 전시장에 있는 각각의 의궤에 대한 설명들을 읽다 보니 2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
조선시대 왕가에서 전해져 내려오던 귀한 책 의궤, 그 당시 의궤를 만들면서 그 귀한 책을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일반 백성이 이렇게 많이 보게 될 거라고 선조들은 상상이나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