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서평 쓰느라 인스타에 글 올리고 있었는데 심용환 선생님의 인스타에 새 글이 올라왔다.
이번 투어는 겨울방학을 맞아 실내에서 진행되는데 우리 모자가 자주 가는 박물관 중 하나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Yes24에서 단독 주관한 이벤트에 신청을 해놓은 후 당첨은 운에 맡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발표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추첨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대비해 아들에게는 미리 이야기를 해놓지 않았다. 그렇게 발표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문자가 왔다.
출판사에서 보낸 문자
시간과 일정 확인 후 참석 가능한지 회신 달라고 문자가 왔는데만약에 당첨만 되면 시간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려고 작정하고 있었기에 참석하겠다는 회신을 보냈다.
"엄마가 심용환 선생님과 함께하는 박물관 투어에 신청했는데 당첨됐다고 출판사에서 문자가 왔어."
"정말이야? 우와! 서평단도 그렇고 엄마 요즘 당첨 운이 터졌나 봐. 이번에도 심용환 선생님하고 또 투어 가는 거야? 나 정말새해부터 운이 좋은 것 같아!"
작년 가을 경복궁에 이어 이번에는 박물관에서 선생님이 직접 해설사가 되어서 박물관 투어를 진행한다는 말에 아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이 차 있었다.
MBC의 선녀들(선을 넘는 녀석들)을 즐겨보던 우리 모자는 이 프로그램에서 심용환 선생님을 알게 된 후현재 사는 심용환을 포함, 선생님이 나오는 프로를 자주 챙겨보는 편이다. (연말에 아들 재우고 남편과 함께 보던 연예대상에서 권일용 교수님과 연예대상에 나오셨을 때는 깜짝 놀랐다.)
독특한 컨셉으로 진행 된 연말 연예대상
아이가 그렇게 기다리던1월 13일 아침에 일찍 아들을 챙겨 먹이고 나 또한 부지런히 준비해 놓고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차 끌고 나갔다가 혹시 주차장이 꽉 차있기라도 하면 주차 때문에 더 골치 아파질 것 같아서 일부러 지하철을 타고 갔다.
송파구에서 종로구까지 갔다가 오후 출근을 위해 다시 송파구로 복귀해야 하는 일정이었기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나는 굶고 출근해도 아이는 점심을 먹여서 학원을 보내야 했기에 점심 먹을 준비를 다 해놓고 나와야 해서 아침시간이 많이 분주했다.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고 출판사 직원과 출석을 확인한 후 수신기를 받았다.
선물 꾸러미 안에 있던 미션지를 확인하는 중
시작 시간이 다 되어서 박물관 1층에 흩어져있던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고 11시에 선생님과 함께하는 박물관 투어가 시작되었다.
아들을 포함한 아이들 모두 박물관 질서를 잘 지켜가면서 정숙한 분위기에서 설명에 집중했다. 저학년 참가자도 있긴 했지만 주로 고학년이 많았고, 아무래도 장소가 박물관이다 보니 그 많은 아이들 중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수신기 덕분에 설명을 잘 들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부터 근 현대의 서울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은 군데군데 새로 리뉴얼 한 전시실도 있었다. 이래서 박물관은 분기별로 자주 가줘야 바뀐 곳도 알차게 둘러볼 수 있는 것 같다.
서울 도시모형관에서
서울 역사박물관의 하이라이트 도시모형관에서는 과거 서울의 역사와 광진구의 어린이대공원이 탄생하게 된 일화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고,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시는 열의를 보여주셨다.
유럽 다녀오신 후 바로 이어지는 일정에 여독이 풀리지 않으셨을 터인데 피곤한 기색 없이 프로정신을 발휘해 주셨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보낸 박물관에서의 한 시간 반 투어 일정이 어느새 다 끝나고, 선생님과 기념사진을 찍은 후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우리 집은 이미 책에 사인을 받은 게 있어서 이번 투어는 야외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걸로 아쉬움을 달랬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겨울방학에 소중한 추억이 또 하나 쌓이게 되는 좋은 경험이었고 그런 아들을 지켜보는 나도 흐뭇한 하루가 되었다.
출판사에서 제공해준 각종 선물들
퇴근 후 집에 와서 오전에 받았던 가방의 선물을 확인해 봤는데 다양하고 알찬 구성품들로 준비해 준 출판사의 정성에 한번 더 놀랐다. 간식 꾸러미가 있었던 건 박물관에서 이미 알고 있었는데 거기서 과자를 먹고 있을 수는 없어서 열어보지 않았는데 아들이 집에 돌아온 후 학원 가기 전에 집에서 혼자 풀어서 간식 먹고 수학학원 다녀왔다고 한다.
역사공부를 좋아하는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아이 말대로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기회이다.역사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고 알아갈 때마다 흥미로운 과목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키우려는 나의 오랜 노력이(아이가 5살이었을 때부터 박물관을 엄청나게 데리고 다녔다) 요즘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아서 엄마로서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