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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니 Apr 29. 2024

성실한 프리랜서, 16년을 버텨내다

프리랜서로 16년을 버틴 비결 


알바로 방송국에 들어갔지만 

방송국을 다니면서 TV방송 프로그램도 출연해보고, 

리포터로서 시민들을 만나면서 취재도 해보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작가로서 활동영역을 넗혔습니다.     


그야말로 방송국의 AtoZ를 익히며 방송국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을 몸으로 부딪히며 

방송을 배웠다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배운 방송구성과 방송진행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 보니 역시 몸으로 익힌 것들은 배신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ㅋㅋ     


프리랜서 16년

      


저의 20대부터 30대초반까지 무려 16년을.. 

방송국 생리상 주말에도 쉬는 날 없이 일을 했습니다.  

하루 8시간근무, 365일, 16년동안의 시간은 무려 46000여시간~~     


1만시간의 법칙이라고 했던가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1만 시간을 넘어 4만시간 방송일을 했으니.. 무려 4만시간이라니 놀랍기만 합니다.. 

긴 시간동안 어떻게 방송일을 꾸준히 할 수 있었는지도 놀랍습니다.      


프리랜서로서 버텨내는 것     




방송은 봄과 가을에 개편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형식을 바꾸기도 하고, 형태를 바꾸기도 하는데요. 

봄과 가을 개편의 시간이 다가오면 프리랜서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개편이 되고 프로그램이 없어질 경우, 프리랜서들은 당장 갈 곳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죠.      


프리랜서의 비애는 바로 이런 점에 있습니다. 

아직도 프리랜서인 저는 ‘갑을’관계에서 항상 ‘을’의 입장으로 누군가가 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긴장의 긴장을 달고 살아야 합니다.      


봄과 가을의 개편을 무려 32번을 거쳤음에도 누군가가 나를 고용해 주었음을 감사하며~ 

16년이라는 세월을 방송과 함께 했는데요. .      


이렇게 버틸 수 있는 비결, 비법에 대해서 후배들이 많이 물어봅니다.      


그래서 생각을 하게 됐어요. . 

내가 한 곳에서 16년동안 일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비결,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성실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혜를 짜내려고 애쓰기 전에 먼저 성실하라 –디즈레일리-     


- 성실했더니 다행히 방송국 동료들과 부장님, 국장님이 저를 잘 봐주신 것 같습니다. 

- 성실했더니 분초를 다투는 방송일에 사고가 많지 않았습니다. 

  (물론 왜 없었겠습니까?ㅎㅎ)

- 성실했더니 그 속에서 지혜가 생기고 요령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성실했더니 한 직장에서 같은 업을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 성실했더니 방송을 떠나 더 큰 일이 주어질 때에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성실’과 ‘꾸준히’ 묵묵하게 일을 만들어서 했더니 저에게 주어진 방송의 기회들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기획일을 하고 있고, 무려 16년동안 방송국에서 프리랜서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16년동안 이어왔던 방송일은 왜 그만 뒀냐고요??     



프리랜서로서 방송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과 함께 자연스럽게 아이도 생기고 행복할 줄 알았지만 저에게는 그런 자연스러운 현상이 자연스럽게 찾아오지 않았어요. 

결혼 5년차부터는 병원의 도움을 받아 난임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난임치료 3년만에 결혼 8년만에 남녀쌍둥이라는 커다란 축복을 얻게 되었습니다.       


쌍둥이를 키우면서도 일을 놓고 싶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더 큰 의미를 가진 쌍둥이의 엄마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저의 16년동안의 직장을 떠나 남편의 고향에서 살고 있습니다. .      

물론 문득문득 그곳에서의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이었는지 얼마나 보람된 일이었는지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보석같은 녀석들을 보고 있으면 일보다 저의 인생에 더 중요한 건 원석같은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들을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으로 다듬어주는 일도 사회생활 못지않게 소중하고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성실함’도 언젠가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16년 같은 일을 하면서 깨달은 ‘성실’과 ‘꾸준함’은 어디에 대입시켜도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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