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럴 주제가 안됩니다

by 홍 필구

군대를 전역하고 24살에 입사를 해서 38의 끝자락에 와있다.

나는 내가 젊다고 생각한 적이 살면서 단 한번도 없었던 거 같다. 항상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초조했다.

나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조금 더 빨리 내가 원하는 것을 이뤄내고 싶었다.

20대 중반에는 그것을 찾기 위해서 시간을 보냈고, 그 후에는 어떻게 해 나가야하나 라는 생각에 빠져살았다.

하지만 난 계획을 하고, 그 계획에 맞춰 해나가는 성격이 아니었다.

계획전에 행동을 해야했고, 계획을 하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예전 어느 책에서 스승과 제자의 대화를 본 적이 있다.

"스승님 부모님의 원수와 같은 하늘에서 숨을 쉴수 없습니다. 저에게 검술을 가르쳐 주시어 복수를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제가 스승님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얼마나 수련을 해야합니까?"

"10년이 걸리겠구나."

"10년은 너무 늦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한다면 얼마나 더 걸리겠습니까?"

"20년 걸리겠구나."

"너무 늦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아껴 더 피나는 노력을 하면 어떻습니까?"

"30년이 걸리겠구나."

"어찌하여 시간이 계속 늘기만 합니까?"

"모든 배움에는 순서가 있고, 경지가 있는 법인데 서두르기만 하다보면 마음이 조급해져 진정한 경지에는 결코 이를 수 없는 법이다."


결국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난 초조하게 발만 구르고 있었다.

열매를 얻기 위해선 땅을 깊게 파고 나무를 심어야 한다. 난 시간이 아까워 땅을 얕게 파고 들어가지도 않는 나무 뿌리를 힘겹게 우겨넣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어떤 분야의 깊이 있는 이해보다 얕은 지식만 습득할 수 밖에 없었다.

10년동안 무엇인가를 꾸준하게 한다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난 전문가는 커녕 아마추어도 되지 못했다.

너무 서둘러 마구잡이식으로 하다보니 내가 원하는 것의 근처도 못간것이다.

체계가 잡혀있지 않으니 제자리 걸음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난 다시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로 결정했고, 이번엔 주변의 도움과 충고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10년의 시간을 헛되이 보냈지만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은 건 더 중요한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주 예전에는 1인 구급대가 있었다고 한다.

구급대원 혼자 환자를 싣고 운전해서 병원까지 가는 방식이었다고한다.

정말 단순히 환자를 병원에 데려다주는 역할만 한 것이다.

그러니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구급대라는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1인 구급대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설치 목적에 맞는 역할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인 구급대는 어떤가? 사람이 한 명 더 들어간 것 뿐인데.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구급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시의적절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혼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고,

그 깨달음이 뜻밖의 인생의 전환점을 줄 수도 있다.

혼자서 끙끙대며 끝에 도달한 생각은 골방철학자의 개똥철학이 될 확률이 높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배움을 얻기도한다. 그게 긍정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예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내가하는 것을 놓지 않고, 주변의 시선을 넓히자 또 다른 세상이 들어왔다.

세상엔 아직도 내가 모르는 세상이 더 많을 것이다.

좁은 세상의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세상을 더 넓게 쓰는 법을 배워한다.

아직은 그 방법을 잘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천천히 알아보려한다.


우리는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만난다.

사고현장에서 한마디 말도 못남기고 사망한 사람이나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이유도없이 생명을 잃는 것을 보면 인생이 별거 없구나하고 느끼기도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방식을 통해서.

내가 뭔데 여전히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시는 그분들을 보고

인생무상을 느끼며 허탈해 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세상은 분명 괴로운 것, 힘든 것, 뜻대로 되지 않는 것 투성이다. 하지만 반대로 배울 것도 투성이고, 즐길 것 투성이다. 구석구석엔 내가 모르는 많은 것들이 있다.

세상을 충분히 알기에는 100년은 짧은 것 같다.

우리의 인생이 1000년이라면 100살 노인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아이처럼 의미를 부여하자.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이 되어있지 않을까?

힘을 낼 때 힘을내고 힘을 뺄때는 빼고, 너무 지치지 않게 살아가자.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토닥임, 그리고 진심어린 조언도 맑은 날의 화분이 햇살을 받아들이 듯 마음껏 흡수하자. 삐딱한 삶은 결국 삐딱선을 타게 될 뿐이다.

있는 그대로 보고 듣는 연습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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