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동안 나다움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있었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이나 평가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나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나다움은 결코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개념이었다.
머리로만 고민한다고 해서 명쾌한 정의가 내려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어느 정도 진척이 이뤄졌다고 느낀 순간부터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
부족한 점을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부담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갔다.
“너는 오래 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해.
네가 기꺼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향해야 해.”
그렇게 속삭이듯 스스로에게 말해주었다.
그 선택이 결국 성공일지, 실패일지 지금은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그 주관적인 선택들이 내 행동에 방향을 주었고,
세상과 맞서는 힘이 되어주었다는 사실이다.
남들이 보기에 부족하고 엉성한 길이라도,
내가 기꺼이 감당할 수 있고 오래도록 이어갈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길이다.
너무 많이 고민하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너무 깊이 생각하면 발을 떼는 순간부터 지쳐버린다.
그래서 가끔은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가보는 게 더 옳다.
“한번 해보고 싶어”라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한 일들이
때로는 예상보다 훨씬 쉽게 풀리기도 한다.
어쩌면 인생은 그렇게 단순한 지도 모른다.
머릿속으로 계산한 수십 번의 시뮬레이션보다,
단 한 번의 충동적인 선택이 더 정직한 답을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흔히 직업이 곧 나 자신이라고 믿는다.
학교에서는 전공을 정하는 순간부터 진로가 결정되는 것처럼 가르치고,
사회에 나와서는 직업명이 곧 자기소개가 된다.
하지만 직업이 내가 원하는 삶의 전부일까?
결국 중요한 건 그 직업을 통해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은가이다.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살아가는 삶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직업 말고, 정말 내가 원하고 사랑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은지,
그 질문이야말로 우리를 지탱해 주는 본질적인 물음이다.
나다움은 거창하게 찾아가는 게 아니다.
정의 내리려고 애쓰기보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순간에 웃었고 어떤 일에 몰두했는지 돌아보는 과정 속에 있다.
충동적이었던 날들, 서툴렀던 날들이 사실은 가장 정직했던 날들이었다.
꾸미지 않고 본능적으로 내 안에서 끌려 나왔던 선택들이야말로 나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단서였다.
그래서 나는 이제 실패라는 단어에도 덜 흔들린다.
실패조차도 나다운 기록이 될 수 있으니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없이 길을 묻는다.
어떤 길이 옳은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하지만 인생의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마음이 오래 머무는 곳,
기꺼이 시간을 쓰고 싶은 곳,
실패를 해도 후회하지 않을 곳.
바로 그곳이 내가 가야 할 길이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의 길이 아니라, 내가 끝까지 걸을 수 있는 나만의 길이 진짜 답이다.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직업 말고,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흔들고, 나를 성장시킨다.
아직 완벽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분명한 건 한 걸음씩 나답게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삶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이 오히려 길을 가로막을 때도 있다.
그러니 이제는 조금 더 가볍게 마음이 이끄는 대로 걸어가고 싶다.
나다운 삶을 위해,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