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아직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다!

<어느 날 책을 선택했다 2>

by 나승철

중고등학생들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 추천 경쟁에서 아직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블로그와 밴드를 통해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책 추천을 한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책 추천 요구는 주로 중고등학생들과 그들의 학부모들인데, 그들은 학생의 진로를 위하거나 학생부와 수행평가의 완성을 위해서 읽을 만한 책 추천을 원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또 읽고 있는 덕분에 주로 학생들의 책 추천 요구에 언제든지 적절한 답을 주었다고 자부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요구 자체가 줄었다. 인공지능 때문이다. AI에 물어보면 한도 끝도 없이 질문자가 원하는 대로 AI는 책을 추천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종류의 책을 광범위하게 추천하는 탓에 학생은 추천하는 책이 어느 정도의 난도인지 판단하기 어렵기도 하고, 너무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여 오히려 책 선택은 쉽지 않다. 질문을 많이 하면 할수록, 답을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미궁에 빠지는 모양새다. 아직은 인공지능이 학생이 원하는 난도나 독해 수준까지 세밀하게 측정해서 책을 추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생의 책 추천 요구가 오면 나도 제일 먼저 인공지능에 물어 답을 얻는다. AI가 제시하는 광범위한 영역을 바탕한 책 목록을 검토하여 학생의 독해력이나 독서 이력을 고려한 난도와 분량을 지닌 책을 추린다. 다음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학생이 원하는 분야의 책 목록과 비교한다. 대개는 그렇게 두 목록의 비교로 학생에게 적합한 책 추천이 가능하지만, 간혹 내가 읽지는 않았지만 알고 있는 책을 추가하여 검토할 때도 있다. 인공지능의 힘을 빌리지 않고 책을 추천할 때에는 학생의 요구들이 워낙 다양해서 시간이 한참 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AI의 힘을 빌리기 시작하면서는 책 추천 시간이 줄었음은 물론, 이전보다 더 폭넓은 종류의 책 검토가 가능하여 학생에게 더 적합한 책이면서도 추천 도서의 질이 더 향상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인공지능 덕분에 일은 수월해졌으면서도 효과는 더 나아진 셈이다.


책 추천을 하면서 나는 AI가 제시하는 정보를 검토하여 내가 가진 정보와 비교 분석해서 고르지만, AI는 내 정보를 검토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내가 훨씬 유리하다. 학생의 독해력이나 독서 이력을 검토하면서 학과 공부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분량도 적당한 책을 고르는 데 아직은 인간이 앞선다는 말이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보면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AI를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AI가 부족한 부분은 인간이 채우면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합작품을 만들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한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적'인 부분은 여전히 인간이 우위다.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어차피 발전할 기술이라면 인공지능의 위협에 불안해하거나 기죽을 필요 없다. 적자생존이라는 원리에 따라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오늘을 살아간다. "학생들, 학부모님들, 아직 책 추천은 제가 더 낫습니다~!"

수, 일 연재
이전 25화55. 예술을 평가해서 상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