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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에 다가서기 2

나를 맞혀보세요.

by 깜미쌤

눈을 감고 레몬 향기를 떠올려 보세요. 오렌지 향기도 떠올려 볼까요? 페퍼민트 향기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으시죠? 모두 익숙하고 잘 아는 향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그 향기들을 잘 알고 있을까요?




단체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어떤 향인지 알려드리지 않고 레몬향기를 맡아보시게 했어요.


"방금 맡은 향기의 이름이 뭘까요?"


레몬은 누구나 익숙한 향기라서 모두 "레몬!"이라고 대답할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답니다.

"레몬?" "오렌지?"

아로마오일에 대해서 좀 아시는 분들도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오곤 하지요.

"라임?" "버가못?"


라벤더 향기를 전해드렸는데 '레몬' '오렌지' '페퍼민트' 등등의 의외의 대답이 나오기도 합니다.

"아, 분명히 아는 향인데......"

"아......"

여기저기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안다고 생각했던 향기를 잘 모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레몬=상큼한 향' '오렌지=새콤달콤한 향' '페퍼민트=시원한 향' 등으로 정해진 공식처럼 향기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자연에서 얻어지는 향기는 공식처럼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같은 나무에서 얻어지는 과일이라 해도 매해 같은 맛은 아니지요. 그해에 비가 얼마나 왔는지, 햇빛은 어땠는지, 온도는 어땠는지에 따라 과일의 맛이 달라집니다.

아로마오일의 향도 마찬가지랍니다. 라벤더오일을 같은 농장에서 같은 방법으로 얻어도 매해 조금씩 향기가 다르답니다. 게다가 매일 사용하는 아로마오일도 날씨, 장소 심지어 내 기분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요.

'오늘따라 향이 너무 좋은데.' '어, 이런 느낌이었어?' 등으로 말입니다.




향기를 알아 갈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 하나 소개해 드릴까요? 제가 자주 하는 놀이인데요.

바로 '이름을 보지 않고 향기 맞히기‘입니다.

[향기 맞히기 놀이 방법]
1. 눈을 감고 아로마오일 병 하나를 선택합니다.
2.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뚜껑을 열어 향기를 맡고 아로마오일의 이름을 맞혀봅니다.
3. 눈을 뜨고 아로마오일의 이름을 확인합니다.


저는 아로마오일을 매일 사용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향기를 바로 맞히지 못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이름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랄 때도 있지요.

'응? 이 향에 이런 느낌이 났었나?'

미세하게 느껴지는 향기를 잡아내는 날은 대단한 것을 발견한 듯 기분이 좋답니다.




아로마오일을 가지고 계신가요? 여러 개라면 저처럼 어떤 향인지 모른 채 오로지 후각으로 향기 맞히기 놀이를 해보세요. 향기가 하나하나 더 친숙하게 느껴지실 거예요. 향기가 하나밖에 없으시다고요?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매일, 그리고 다른 장소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향기를 느껴보세요. 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때처럼 향기의 색다른 발견에 마음 설렐지도 모릅니다.


아로마오일은 평생 함께 할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기대도 선입견도 없이 향기에 다가가시면 좋겠습니다. 낯선 향이라면 낯선 대로, 익숙한 향이라면 익숙한 대로 있는 그대로의 향기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친구와 두런두런 대화하듯 향기와 대화해 보세요.


자연의 향기는 백세 인생을 살아갈 우리에게 아주 좋은 동반자가 되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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