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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쉬땅나무 Oct 16. 2023

잊지 못할 카이막과 돌마바흐체 궁전의 특별한 수요일

15일 차 1/ 14




길게 여행하다 보니 지치는 경험도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오늘은 숙소에서 쉬는 날로 정했다 조식을 먹으러 내려가니 오늘도 반겨주시는 호텔 직원분. 매번 볼 때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 주셔서 감사했다

여유롭게 조식을 먹고 방으로 들어가서 점심때까지 쉬는 시간을 가졌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하고 잠도 자고 밖은 현지분들의 하루를 시작하는 소리로 시끄러웠지만 숙소 내부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이런 게 여행의 묘미이지 않나 싶다


오늘은 이스탄불에서 꼭 가보아야 되는 맛집에 가보기로 했다 검색해 봤는데 '스트릿트 푸드파이터 2'에 이스탄불 편이 있는데 그중 튀르키예 하면 유명한 카이막 맛집이 숙소에서 도보로 15분 만에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점심은 카이막으로 당첨!



백종원 님께서 맛있다고 추천하신 카이막 맛집은 

'boris'in yeri'이다

카이막과 달걀과 토마토를 넣은 볶음 요리인 메네멘도 시켰고 평소 커피를 못 마시지만 유명하면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그것도 한 번 시켜보았다

카이막을 시키면 기본적으로 빵이 같이 나오고 무료로 리필도 해 준다 튀르키예의 빵은 한국에서 먹는 빵 하고 느낌이 달랐다 진짜 겉바속촉 그 자체였다


이 빵에 카이막을 발라 먹으니 처음 느껴보는 맛이었다 먹자마자 나와 친구 모두 반한 카이막!!

비슷한 맛을 찾자면 버터랑 꿀을 같이 먹는 느낌인데 버터보다는 기름기가 없고 느끼하지 않으며 담백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니까 꿀도 직접 수제로 만드시는 것 같았고 꿀만 따로도 팔고 계셨다 가져가기 어려워 포기했지만 꿀을 사갈까 여러 번 고민할 정도로 맛있었다


같이 시킨 메네멘은 생각보다 맛이 많이 심심해서 입맛에는 맞진 않았다

유명한 커피도 한 모금 마셨는데 진짜 엄청 썼다 근데 묘하게 계속 찾게 되는 중독성이 있는 맛이었다 그렇게 계속 한 모금씩 마시다 보니  잔이 비어있었고 커피를 못 마시는데도 그 묘한 맛이 굉장히 중독성이 강해서 이스탄불에 가게 된다면 한 번쯤 마셔볼 만하다


                                                                                                 메네멘


맛있게 카이막을 먹고 나와 산책 겸 매번 숙소를 왔다 갔다 할 때마다 보이는 언덕 아래 바닷가로 가기로 했다

방금 먹은 카이막 맛집도 때마침 언덕아래에 있었기에 이곳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이 바다는 마르마라 해로 에게해로 이어지는 바다였다 한국에서 동해, 서해, 남해만 보다가 이런 새로운 이름의 바다를 보니 뭔가 더 새로워 보였다 공기도 맑고 날도 따뜻해서 바다를 보며 앉아있기에 너무 좋은 날씨였다 간단하게 길 따라 걷고 노래를 들으며 벤치에 앉아 산뜻한 바닷바람을 소리 삼아 물멍도 때려보았다

이번 여행에서 거의 처음으로 있는 여유로운 날이었으며 이렇게 앉아있으니 마치 현지인이 된 기분이기도 했다



여유롭게 바다를 보며 멍을 때리다 해 질 때가 되니 슬슬 쌀쌀해졌다 언덕도 가파르고 꽤 올라가야 했기에 숙소로 향했다 오늘은 그동안 안 먹어본 유명한 음식들을 먹는 날인만큼, 점심도 너무 성공적이었기에 저녁은 튀르키예 하면 유명한 케밥을 먹어보기로 했다

숙소 근처가 상권이 활발한 곳이어서 케밥집도 쉽게 찾을 수 있어 좋았다 케밥 종류도 다양했는데 소고기 케밥을 선택했다

이번에도 어디를 가던 가게 주인 분들께서 꼭 묻는 질문

 "where are you from?"

이곳에서도 그 질문을 받았고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역시 더 반갑게 맞아주셨다 튀르키예는 어디를 가던 한국사람에게 정이 넘치는 고마운 나라였다


저녁으로 먹은 케밥은 약간 짭조름했지만 다른 재료들과 어우러지며 왜 케밥이 유명한지 알 수 있는 맛이었다 생각보다 크기도 커서 가성비도 맛도 챙기는 저녁이었다

식사 후 배가 불러 쉬는데 오늘은 낮잠도 자고 계속 쉬기만 해서 평소 같으면 이미 잤지만 늦게 잠이 든 날이었다




                             


16일 차 1/ 15




어제 먹었던 카이막이 너무 맛있어서 아침으로 호텔 조식에 있는 버터와 꿀을 가져다가 빵에 발라먹어 보았다

나름 비슷한 맛이 났지만 그래도 카이막의 맛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동안 이스탄불의 구시가지를 보았다면 오늘은 신시가지로 가보았다

트렘을 타고 갈라타다리를 지나 도착한 신시가지는 확실히 달랐다 건물도 현대식 건물들이 많았고 대형 쇼핑몰도 보였으며 거리도 좀 더 정돈되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도착한 목적지는 돌마바흐체 궁전이다 이곳은 오스만제국의 궁전으로 베르사유 궁전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건축양식이 톱카프 궁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입장료

본궁- 60리라

하렘- 40리라

본궁+하렘- 90리라

국제학생증 할인- 20리라


입장료는 위와 같았으며 국제 학생증을 발급받아왔기에 20리라로 (한화 약 1300원) 저렴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이곳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화려했다 석조건물로 되어 곳곳을 섬세하게 조각해 놓아 눈을 뗄 수 없는 곳이었다

정원도 잘 꾸며져 있었으며 궁전 건물을 딱 보았을 때 덕수궁 석조전이 떠오르는 형태였다 외부가 너무 멋있어서 내부가 기대되어 서둘러 가보았다


돌마바흐체 궁전 세람르크


방문한 오늘은 관광객과 현지 학생들의 체험학습도 겹친 날이라 사람이 꽤 많았다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데 입장하면서 관리자분들이 계속 ‘오직 오늘만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를 말씀하시길래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알고 보니 원래는 실내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오직 오늘만 허용된 날이었고 내부를 찍기 위해 많은 방송국에서 나와 촬영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단체로 체험학습을 온 이유도 그것이었나 보다

나도 운 좋게 유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날에 방문을 하여 내부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실내로 들어갈 때는 바닥 보호를 위해 입구에서 나눠주는 비닐 덧신을 신고 들어가야 된다

그렇게 들어간 내부.

톱카프 궁전은 이즈니크 타일과 오스만제국 스타일의 조각 장식으로 꾸며져 있었어 튀르키예만의 느낌이 담겨 있었다면

돌마바흐체 궁전은 금과 크리스털로 장식되어 유럽 궁전의 느낌이 담긴 점이 톱카프 궁전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또한 베르사유 궁전을 모델로 만들어서 그런지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장식이며 가구들, 커튼 등 모든 면이 더 유럽의 궁전과 흡사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방과 천장 말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복도 난간, 창문의 꾸밈까지 어느 한 곳도 놓치지 않고 화려함이 들어가 있었다



여기서도 역시 열심히 사진을 찍어드렸고 친구는 그런 나의 모습을 재밌게 담아주었다 그중 한 남성분은 계속 동선이 겹쳐서 나에게 3번이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셨던 재밌는 기억도 있다


그렇게 내부를 보고 정원으로 나왔다 그곳에서 학생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학생들 중 몇 명이 구경하던 나와 친구를 계속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때마침 나와 눈이 마주친 학생이 조심스럽게 "안녕?" 하며 내게 한국어로 인사를 했고 나도 안녕하며 인사를 했더니 옆에 있는 다른 친구들이 엄청 반가워 신이 나서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나와 친구를 너무 좋아해 주었다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단체로 이동을 하는 학생들이라 그건 어려웠다


오늘도 튀르키예분들의 한국사랑을 느낄 수 있어 신기하고 감사했다 나중에 친구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튀르키예분들과 대화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며 한국 패션에 관심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 학생이 위아래로 쳐다보았는데 옷을 뭐 입었는지를 관찰하며 한국사람인지를 확인했던 거 같다


너무 귀여운 학생들을 만나고 정원 깊숙이 들어가 보았다 이 궁전은 바닷가 쪽에 위치해 있어 정원옆이 바로 바다였고 술탄이 배를 타기 위해 만든 정박장도 눈에 보였다 정박장 문 뒤로 햇빛이 비추었는데 화려함이 극대화되어 마치 천국으로 통하는 문처럼 아름다웠었다

내부도 화려하고 아름다웠지만 개인적으로 석조건물과 정원의 자연과의 조화도 너무 좋았고 바로 앞에 바다까지 더불어지는 점이 너무 인상 깊었었다

내부도 외부도 놓칠 수 없는 멋진 곳이기에 이스탄불에 간다면 꼭 방문을 추천하고 싶다



돌마바흐체 궁전을 다 보고 신시가지 쪽 유명한 거리로 가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점심으로 또 카이막을 먹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짠내투어'라는 tv프로그램에서도 이스탄불에 왔었고 거기서는

'karakog muhallebicisi'이라는 가게가 나왔었고 지금 있는 곳과 때마침 가까웠다

어제 간 곳은 진짜 현지분들이 많았고 위치도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었다면 오늘 방문한 이곳은 관광지 가운데 있어 한국분들도 꽤 보였고 카이막이 나왔을 때 위에 꿀을 직접 뿌려주시는 화려한 서비스도 해 주셨다


기대되는 마음으로 오늘의 카이막을 먹어보았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었다 그래도 둘 중 한 곳을 추천한다면 완전 현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어제 방문한 boris'in yeri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맛도 boris' in yeri 가 더 맛있기도 했다


오늘의 카이막을 맛있게 먹고 계산하러 가기 전에 체코에서부터 나라를 옮길 때마다 그 나라의 감사합니다 단어를 외워 말씀드렸었는데 생각해 보니 튀르키예에서는 아직 말해보지 않았었다

그래서 계산 뒤에 말씀드릴 티르키예어 감사합니다를 찾아보았는데 Teşekkür ederim. (테쉨큐르 에데림)이라고 한다 발음이 생각보다 어려워 여러 번 보고 외워갔는데도 가물가물 했다

그리고 다가온 그 순간. 놓치지 않고 테쉨큐르부터 시작했는데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아 천천히 말하는데 뒷말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주인분께서 내가 그런 걸 눈치채시고 바로 웃으시며 살갑게 알려주셨다  



오늘도 놓칠 수 없던 카이막을 맛있게 먹고 나온 뒤 아직 이스탄불 마그넷을 구매하지 못했었는데 확실히 관광지다 보니 기념품가게도 많아 구경해 보기로 했다


먼저 들어간 곳은 손거울을 파는 가게였다 거울 겉면에 튀르키예 느낌의 문양들이 다양하게 새겨진 많은 거울이 있었으며 이스탄불이 그려진 작은 잔도 판매하고 있었다

문양들 디자인이 엄청 다양하고 많아서 행복한 고민을 하며 골랐고 작은 잔도 너무 튀르키예 느낌을 풍기고 있어서 그것도 구매하였다 물가가 저렴해서 고민 없이 두 개를 다 살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만족스러운 첫 번째 구매 후 다음 가게도 들어갔는데 그곳에서는 많은 장신구들이 있었다

특히 튀르키예에 온 뒤 자주 보인 파란 원형의 눈처럼 생긴 장식이 많이 보였는데 내가 고른 팔찌에도 그 문양이 있어 그것도 구매를 했다 마지막으로는 어디를 가던 필수 구매품인 마그넷까지!




|아야소피아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아야소피아'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첫날부터 가고 싶었는데 휴관일이라 오늘 가게 되었다 겉모습은 여느 모스크들과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입장료는 60리라 한화로 3-4천 원 정도 하였고 유명한 만큼 관광객도 많아 줄 서서 입장을 했다

(현재는 입장료가 없어졌다고 한다)


아야소피아는 비잔티움 건축의 대표작이며 로마 제국의 건물이라 기독교의 문화유산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슬람교와도 관련이 크다고 한다

500년 가까이 이슬람교 신자들의 예배당으로 사용되었고 현재에도 이슬람 모스크로 사용 중이다 그래서 아야소피아 외부를 보면 모스크의 보수 건물인 미나레트를 볼 수 있고 내부에는 '알라'의 이름이 새겨진 원판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알라의 이름이 새겨진 원판 (출처- 위키백과)

들어갈 때 다른 모스크들과 동일하게 외부에 미나레트가 있어 아야소피아도 모스크 건물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당연히 머리를 가리고 들어가야 되는 줄 알고 패딩 모자를 쓰고 들어갔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리를 가리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벽에 모자이크로 된 예수님과 성모님을 보고 성당인 것을 알게 되었다


모자이크만의 섬세함과 성당 특유의 웅장함이 섞인 조합은 새로웠다

이 조합으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황금으로 되어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는 모자이크 그림을 볼 수 있었는데 옷 문양도 세세하게 하나하나 모자이크로 표현되어 있었다

사진에 잘 담기지 않은 점이 너무 아쉽지만 위의 장소 외에도 더 많은 장소가 있기에 꼭 방문하시길 바란다


출처- 코람데오닷컴


튀르키예의 관광지는 나라 고유의 느낌이 많이 살아있어서 가는 곳마다 많은 걸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오늘 방문한 곳들은 다른 문화와의 조합도 함께 볼 수 있어 인상 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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