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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쉬땅나무 Oct 02. 2023

굉장히 쉽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호의적인 나라

'누구나 한 번쯤'-튀르키예(이스탄불) 1편

<부다페스트→이스탄불>

*터키화폐 1리라=200원(당시환율) / 시차 6시간




            


13일 차 1/ 12




| 다시 이스탄불


이제는 익숙해진 유럽을 뒤로하고 튀르키예로 가는 날이다 튀르키예는 비행기를 타고 가기에 초반에 비행기표를 예매할 때 다구간으로 선택하여 오늘 표까지 예약을 해놓았다

숙소에서 공항은 가까운 편이었다 버스로 3 정거장 지하철로도 3 정거장만 가면 공항이 나왔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친구는 본인의 짐에 목도리가 없는 것을 깨달았다 숙소를 나올 때도 캐리어 없이 외출하듯 나오려 했었는데 그때 목도리를 두고 나온 것이다 찾을 방법이 없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선 원 없이 비행기를 탄다 전에는 서툴지만 티를 안 냈다면 이제는 익숙해졌다 짐 싸기도 자주 하였기에 이미 달인이 되었다 익숙해진 여행의 반을 지나 아직 새로운 반이 남은 지금 투머치러에 맥시멀리스트인 나의 짐은 벌써 보험용이었던 보조가방을 꺼내게 되었다

친구가 웃으며 내가 짐을 이고 가는 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사람들의 놀라는 시선을 종종 느끼기도 했다

      


비행은 4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으며 다시 이스탄불 공항을 만나게 되었다 비행기 착륙 후에 내리기까지 잠시 대기 시간이 있었는데 내 좌석이 창가 쪽에서도 짐칸 입구 쪽에 있었다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았을 때 짐을 일일이 빼서 옮기시는 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짐을 넣고 빼는 과정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한 적이 없었는데 직접 하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

더구나 내 짐이 너무 무거운 것을 알았기에 너무 죄송스러웠다

그렇게 그분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을 때 그분들 중 한 분과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친구와 나는 서둘러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최고 표시를 해 드렸고 그분은 우리에게 웃어주셨다



비행기에서 내려 이스탄불 시내까지 버스로 이동하는데 예상소요시간은 1시간 반이었지만 생각보다 길이 엄청 막혀 거의 8-9시쯤에 이스탄불 시내에 도착해 버스에서 하차할 수 있었다 밤이 내려앉은 이스탄불은 어두워서 길거리의 분위기가 어떤지 잘 알아볼 수 없었고 기진맥진으로 숙소까지 12분을 더 걸어가야 했기에 서둘러 이동했다


이스탄불의 날씨는 생각보다 푹했기 때문에 옷을 껴입고 롱패딩까지 입고 있던 나와 친구는 더위에 힘들어하며 겨우겨우 숙소에 도착을 했다

유럽에서는 에어비엔비로 숙소를 예약했었는데 튀르키예는 호텔이 더 저렴하여 전부 다 호텔로 예약을 하였다 이스탄불에서의 숙소는 침대가 3개나 있으며 가운데 식탁과 작은 소파가 있는 깔끔하면서 둘이 사용하기에 좋은 방이었다 비행시간과 버스까지 장시간 앉아만 있었기에 얼른 짐을 풀고 내일을 기다리며 피곤한 몸을 뉘었다














                          14일 차 1/ 13



튀르키예에서 맞은 첫 아침. 맑고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호텔조식을 먹으러 가는데 지배인 분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며 국적을 물었고 한국 사람이라고 하자 한국어 인사를 물은 뒤 '안녕하세요'를 만날 때마다 해 주셨다


조식은 뷔페식이었는데 튀르키예식 음식들도 있었다 확실히 조식이 있어 아침을 든든하게 채우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배부르게 아침을 먹은 뒤 본격적으로 관광을 하러 나갔다



날이 밝은 튀르키예의 거리는 활기찼다 특히 강아지와 고양이가 정말 많았다 유럽에서는 산책하는 대형견들이 많았지만 고양이는 잘 안보였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길거리에서 위 사진과 같이 아무 곳이나 편안하게 누워 낮잠을 자는 강아지들을 자주 볼 수 있었고 고양이들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길에 강아지가 그렇게 많은데도 배설물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알고 보니 다 관리가 되고 있었으며 귀에도 저마다의 인식표가 달려있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졸리면 편한 곳에서 잘 수 있고 사람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에서도 유럽에서도 볼 수 없는 튀르키예만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블루모스크                                                                                    시미트(simit)

 

친구가 가장 보고 싶어 했던 블루모스크는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다음 장소를 정하기 위해 잠시 벤치에 앉아 쉬는데 주변에 빵과 옥수수 등을 파는 수레가 많이 보였다 튀르키예의 주식은 빵과 옥수수 등이었고 그래서 수레마다 다 똑같이 팔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들고 가는 것을 보고 맛있어 보여 나도 하나 구입해 보았다 겉에는 바삭하고 깨 같은 게 붙어있었고 속에는 뉴텔라가 발려 맛있었다

값도 저렴하고 든든해서 이스탄불에 가게 된다면 한 번쯤 먹어보았으면 하는 튀르키예식 음식이다

*모스크: 이슬람교에서 예배하는 건물을 이르는 말


블루모스크 내부의 모자이크를 보지 못했지만 다른 것을 보기 위해 '모자이크 박물관'으로 갔다 이곳은 콘스탄티노폴리스 대궁 전의 비잔틴 시대 모자이크가 전시된 박물관으로 그 시대의 생활모습과 옷차림 등을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자이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모자이크: 여러 가지 빛깔의 돌이나 유리, 금속, 조개껍데기, 타일 따위를 조각조각 붙여서 무늬나 회화를 만드는 기법


이런 정교하고 다양한 모자이크를 본 것은 처음이었기에 너무 새로웠다 확실히 유럽의 스테인드글라스, 고딕양식 이런 느낌과 달라 더 새로웠던 거 같다 이곳의 모자이크를 보니 블루모스크 내부의 멋진 모자이크를 보지 못한 점이 더 아쉬워지긴 했다



오늘 보는 관광지들은 모자이크 박물관 주변으로 많이 몰려있었기에 한 번에 많은 곳을 갈 수 있었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아야소피아에서 맞은편 방향으로 디반 욜로의 맨 위쪽 부근에 위치한 '예레바탄 지하궁'이다

지하에 있는 궁전이라는 자체가 너무 새로웠고 내려가 보니 더 놀라웠다 꽤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으며 높이도 상당이 높았고 많은 기둥이 존재했다

이곳은 동로마제국 시대 때의 지하 저수지로 동로마제국을 통틀어서 이곳이 가장 최대 규모라고 한다

메두사머리가 기둥 받침대로 사용된 부분도 있는데 머리를 거꾸로 해 놓은 것은 돌로 변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말이 있다 또한 기둥 중에 물방을 무늬가 있는 기둥이 있었는데 그것은 이곳에서 일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런 의미들 때문에 이곳은 아직도 인상 깊은 장소로 기억에 남아있다


출처- 위키백과


이제 걸어서 6분 거리에 있는 '톱카프궁전'으로 향했다 톱카프궁전은 15세기 중순부터 19세기 중순까지 약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의 군주가 거주한 궁전이었기에 그 시대의 건축양식을 알 수 있는 곳이었다

확실히 궁전이라 입구부터 웅장했다 색깔의 화려함이 아닌 장식의 정교함과 섬세함이 이곳을 화려하게 해 주었다 특히 곳곳마다 천장 장식과 모자이크가 다 달랐는데 그걸 보는 재미도 쏠쏠한 곳이었다

톱카프궁전을 보면서 걷다 보면 옆에 귈하네 공원을 나온다 공원 곳곳을 예쁘게 꾸며 놓은 곳이었고 날씨도 푹하고 좋아 이곳에 잠시 앉아 쉬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산뜻한 곳이었다


황제의 문                                                                                         
귈하네공원

따뜻한 날씨와 햇살에 잠시 졸음이 찾아오긴 했지만 다음 장소는 오늘 관광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이었기에 서둘러 이동했다 이번에 찾아갈 곳은 '그랜드 바자르' 다 그랜드 바자르는 오스만 제국 때부터 활동해 온 튀르키예 최대의 전통시장으로 구경하면서 튀르키예 전통 기념품도 사고 유명한 카펫문양이 담긴 천도 사고 싶어서 방문을 하고 싶은 곳이었다


여기는 거리가 조금 있어서 트램을 타고 가기로 했다 트램 정류장은 한국에 도로 사이에 있는 버스정류장처럼 도로 가운데 위치하고 있었으며 그곳에서 이스탄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교통패스 카르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 출발지와 목적지까지 환승 횟수를 계산해 1,2,3,5,10회권으로 구입할 수 있고 하나만 있어도 일행과 함께 사용이 가능하기도 했다

최초 구매 시에는 보증금 포함 50리라를 사용하고 그 뒤에 필요에 따라 충전이 가능한 교통카드였다 이스탄불에 오래 있었기에 이걸 사용하면서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트램을 타고 19분 정도 가면 나오는 그랜드바자르. 확실히 시장 규모가 엄청나다 보니 주변도 많이 발달되어 있었고 사람도 엄청 많았다 현지분들은 이곳을 약속 장소로 정하고 만나는 것처럼 보였으며 시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그랜드바자르 입구로 향했다 튀르키예는 곳곳에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들어갈 때마다 짐 검사를 하고 보안 검사대를 통과도 해야 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입구를 지키는 군인 분들은 총도 들고 계셨다 그렇게 들어간 그랜드바자르.

들어설 때부터 양쪽에 있는 모든 가게들에서 호객행위를 너무 부담스럽게 하셨다

나와 친구는 쫄보라 그분들의 호객행위가 오히려 무섭게 다가왔고 어떤 가게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 정신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사람이 적은 곳을 찾아보았지만 곳곳마다 많았고 더불어 호객행위도 계속 따라왔다 결국 서둘러 그랜드바자르를 빠져나가기 위해 무작정 직진만 해야 했다



그랜드바자르를 빠져나온 우리는 놀란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한식을 먹기로 했다 찾아간 곳은 한국분들의 리뷰가 좋았던 '서울정'이라는 곳이었다 1층은 간단한 계산대만 있었고 밥을 먹는 곳은 2층이었는데 계단부터 가게 인테리어 모두 한국식으로 되어있었다 특히 매장에는 계속 k-pop이 나와서 한국에 온 느낌이었다


오전에 호텔 조식을 먹을 때는 튀르키예의 노래가 나와 한국 어딜 가던 자주 듣던 k-pop이 그리웠는데 너무 반가웠다 오징어볶음을 주메뉴로 시켜 먹었는데 놀랐던 마음이 가라앉으며 너무 행복해졌다

음식도 진짜 맛있었다 웬만한 한국에서 먹는 음식보다 맛있었던 거 같다






| hakki zade 1864 터키쉬딜라이트



밥을 먹고 터키에서 꼭 사고 싶었던 것을 사러 가기로 했다 바로 터키쉬딜라이트!

터키쉬딜라이트는 로쿰이라고도 불리며 어릴 때 영화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서 에드먼드가 먹었던 간식이었는데 너무 맛있게 먹어서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다

방문한 곳은 서울정에서 트램을 타고 조금만 가면 나오는 'hakki zade 1864'라는 곳이었다

이곳이 가장 터키쉬딜라이트로 유명한 곳이었기에 방문하였다 시식도 있어서 한 두 개 먹었는데 진짜 너무 맛있고 새로운 맛있었다 특히 사진의 가운데 흰색 로쿰이 가장 맛있었다

터키쉬틸라이 트는 개인적으로 견과류가 많이 들어갈수록 맛있고 사과맛 같이 상큼한 맛은 오히려 너무 달아서 불호 쪽이었다


배도 든든하고 손도 든든해지니 졸음이 밀려왔다 오늘도 일찍 관광을 시작했기에 잠시 숙소에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숙소에 가서 잠시 앉았는데 친구는 오전에 블루모스크를 못 본 게 아쉬웠는지 출입이 가능한 다른 모스크들을 찾아보며 다녀오겠다고 했다 나도 모스크 내부의 모자이크가 궁금했기에 다시 숙소에서 나갔다


little hagia sophia/ 누루오스아니예 모스크/ 베야지드모스크/ 랄렐리모스크/ 셰흐자데모스크 를 찾아갔는데 이곳은 관광지보다는 현지분들이 실제로 기도를 드리는 장소에 가까운 곳이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방문객이라 말하며 패딩 모자를 쓰고 내부로 들어가 아쉬웠던 모스크의 모자이크를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천장에 어떻게 저렇게 타일을 붙였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무늬들을 보았다

앞서 본 곳들도 새로웠지만 모자이크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숙소 아래로 보이는 바다                                                                                       


저녁으로는 숙소 근처에 있는 버거킹을 먹으러 갔다 친구와 뭐 먹을지 고민한 뒤 주문하러 앞으로 갔다

아르바이트생분들 두 분이 대화를 하시다 우리에게 한국사람이냐며 질문을 하셨다 튀르키예 사람들은 어디서든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다들 너무 좋아해 주셨다

주문 후에 한국처럼 번호를 불러주나 했는데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방황하는 나를 보았는지 아까 우리에게 질문을 했던 아르바이트생분이 음식이 나왔다고 불러주셨다

튀르키예에서는 한국인이라고 하면 다들 호의를 베풀어주시며 거의 어디를 가던 프리패스 느낌이었다  

형제의 국가라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친절을 베풀어주며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다

덕분에 어디를 가던 반가움을 받으며 새로운 나라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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