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공연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y Jul 24. 2023

Elgar & Rachmaninoff

SF Symphony 그리고 스탠퍼드

공연 기록

2023/07/14(금) 19:30

Frost Amphitheater, Standford

Lower Bowl 4, Row CC

100분 (인터미션 20분)

$60


피아노 Denis Kozhukhin

지휘 Anna Rakitina

San Francisco Symphony





콘서트도 콘서트인데, 일단 스탠퍼드 대학이 처음이라 남의 학교 구경도 할 겸 길을 나섰다. (스탠퍼드 둘러본 후기)


작년에 연대 노천극장에서 했던 성진초의 쇼팽 콘서트(후기)를 본 후로 야외무대는 처음이었다. 근데 처음이 너무 역대급이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는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캘리는 날씨가 8할은 하기 때문에 밤에 밖에서 하는 건 뭐든 좋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프로그램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Sergei Rachmaninoff  - 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18

에드워드 엘가 - 수수께끼 변주곡 Op 36
Edward Elgar - Enigma Variations, Op.36

오늘 공연을 보기 전에 프로그램북을 읽다가 새삼 놀란 것은, 이 두 위대한 작곡가가 꽤 최근(?) 사람들이란 것이었다. 돌아가신 지 이제 100년 정도밖에 안 되었다니..! 그리고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은 1898년에, 라흐마니노프의 피협 2번은 1901년에 작곡된 곡이다. 거의 20세기와 20세기 곡이라는 것도 소름이었다.


온라인 프로그램북

https://sfsymphony.encoreplus.app/c/07-13-elgar-rachmaninoff/feed?postTypeId=whatsNew

스탠퍼드 이벤트 안내

https://live.stanford.edu/calendar/july-2023/elgar-rachmaninoff



이 공연엔 clear bag policy가 있었다. 다양한 사건 사고를 방지하고자 소지품을 투명 가방에 담아 가야 한다. 나는 투명 가방이 없어서 짐을 모두 트렁크에 넣어두고 핸드폰만 달랑달랑 들고 갔지만, 진짜 모두 투명 가방을 메고 왔다. 공항처럼 스캔도 하고 소지품 검사를 통과한 후에 공연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간단한 음식과 주류도 팔았다.


객석 앞쪽에는 의자에 앉는 지정석이 있고, 뒤쪽엔 돗자리를 가져와서 보는 풀밭으로 되어있었다.

의자도 물론 전부 접고 펴는 간이의자였는데 좌석 번호를 거의 안 붙여놔서 어셔에게 물어봐야 했다. 우리는 무대 왼쪽으로 제일 마지막 줄에 앉았다.

 

Middle과 Upper bowl이 돗자리 석이다. Meadow는 VIP석으로 원형 테이블에 4매씩 예매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분들께는 공연 도중에 음식이 서빙되었다. 거의 뭐 디너쇼-

세 번째 사진을 확대했을 때 보이는 원형 테이블이 디너쇼를 즐길 수 있는 VIP석이다.




한국의 공연 문화와 많이 달라서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은 거의 뭐 날려먹었다. 1악장 절반까지도 지연 입장하는 사람들에, 뒤에서 보안직원의 무전기 계속 소리 나고, 음식 서빙하시는 분들 계속 지나다니고, 앞에 앉은 분은 뜨개질+계속 좌우로 움직이셔서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 와중에 지휘자님을 비롯한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끝내줬다. (하지만 역시 난 러시아와 맞지 않음을 또 한 번 느꼈다.)


낮과 밤

엘가 곡은 처음 들어봤는데, 라흐 피협보다는 사람들이 훨씬 집중하는 분위기인 데다가 어두워져서 그런지 더 좋았다. 엘가의 지인을 이미지화해서 각 무브먼트를 썼다고 하는데, 님로드(Nimrod)가 가장 유명한 것 같다. 마지막 무브먼트는 엘가 자신을 그리고 있다.

https://sfsymphony.encoreplus.app/posts/123210/program-notes7

무브먼트마다 오케스트라 뒤로 조명이 핑크, 노랑, 네이비, 보라색, 초록색 등 색이 계속 바뀌었다. 나는 이 조명이 연출이 의도적으로 선택한 색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각 무브먼트의 어떤… 느낌(또는 무드)과 관련이 있는 줄 알고 계속 메모했는데, 딱히 그런 것이 없는 거 같다. 그리고 색이 너무 대중없이 바뀌어서 중간쯤 놓쳐버리고 말았다.. 8ㅁ8



짧은 여행 기간에 이런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언제 샌프란 야외 공연을 즐겨보겠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