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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 Apr 29. 2023

조성진 그리고 쇼팽

쇼팽은 성진초에게

공연 기록

2022/08/31(수) 19:30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J구역 16열

90,000원


피아노 조성진 

클라리넷 김한 

크레메라타 발티카 Kremerata Baltica


















약은 약사에게 쇼팽은 성진초에게


선명한 초승달
선선한 공기
앵콜 곡마저 환상적이었다.


프로그램

프랑시스 풀랑크 -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FP 184
F. Poulenc - Sonata for Clarinet and Piano, FP 184

조지 거슈윈 - 프렐류드 1번
G. Gershwin - Prelude No.1

프레데리크 쇼팽 - 피아노 협주곡 2번 f단조 Op.21
F. Chopin -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21

프레데리크 쇼팽 - 녹턴 Op.62-2(빅토르 키시네 편곡)
F. Chopin - Nocturne in E Major, Op.62-2

프레데리크 쇼팽 - 피아노 협주곡 1번 e단조 Op.11
F. Chopin - Piano concerto No.1 in e minor, Op.11,

(앵콜) 클로드 드뷔시 - 달빛 C.
Debussy - Clair de Lune




일단 크레디아는 반성 많-이 해야 한다.

이럴 거면 왜 노천극장에서 했는지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을 만큼 혼란의 지옥이었던 입장 때문에 무려 17분이 지연됐다. (7천 명 관리를 해본 적이 없는 것인지, 통제 잘못으로 입장이 지연되고 있는데도 서둘러 입장하라며 관객들에게 요구하던 모습이 참..)


사람은 많은데 화장실은 멀고 적은 탓에 인터미션은 30분

엉덩이 부서지고 허리 아작 날뻔했지만!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변한 완벽했던 무대였다.



처음 접해보는 야외 클래식 무대

빈필과 베를린필 여름 음악회 가는 게 평생소원인데,

그 맛을 어느 정도 본 것 같아서 좋았다.


음향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렇지만 역시나 전용 홀로 지어진 실내보다 울림이 덜해서

각 악기가 하나로 모아지는 느낌은 덜해 좀 아쉬웠다.

하지만 모든 연주자들이 끊임없이 눈을 맞추며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 매너가 훌륭했다.

야외 공연 특성상 소음이 들릴 수밖에 없는데도

피아니시모까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야외 공연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조명과 벌레떼

피아노에 죽은 벌레가 잔뜩 내려앉아 건반을 닦는 성진초에 전부 웃음으로 시작한 공연

(웃긴 했지만 이 부분도 맘에 안 들긴 했음 흥)




Seung Jin Cho - Chopin - Piano

이 정도면 성진초, 쇼팽과 피아노는 데스티니인 것 같다.


조성진의 쇼팽 피협 전곡이라니..!


관악이 없는 현악으로만 연주한 쇼팽 피협 (그래도 그 당시엔 이런 구성이 많았다고 함)

관악이 없어서였을까, 곡들이 더 서정적이고 부드럽게 들렸다.

그래도 음원을 들었을 때만큼의 감동은 사실 없었...ㅜ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팽신 조성진의 연주는 최고였다.

정말 담백하면서 섬세하고

가벼운데 무거웠으며

머리결은 반짝거리게 찰랑거렸다(?


그리고 달도 완전히 들어가 어둠이 내려앉은 곳에 

그가 연주하는 앵콜곡 <달빛>과 주변을 에워싼 풀벌레 소리.


야외 공연이 이런 맛이구나, 장소 잘 선택했네 라는 생각이 들었.. (지만 입장 생각하면 또 올라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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