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의 힘
어기찬 일이여라
하늘도 무심할손
어기찬 일이여라
신탁이 접은 장막이
수상히 드리운 하늘아래
대한문 앞에
사뭇 죄인인 듯 꿀어
이제사
마즈막 피를 뿜어눈물을 뿔여
죽어지고 벗으려는
인민들에게
다시금
어찌 아우눈을 가리고
뉘속길이사
앙화받을손
이름모를 굴레를
싸울 것이냐
-구상 「이제사 마즈막 인경을 울려-決死反託烽起에 부치는 노래」
1947년의 한국은 서울이 京城府에서 서울시로 이듬해 서울특별자유시로 승격되었다 1948년 한국의 수도로 승격된다 이 시기는 여운형 장덕수 등 정치인사가 저격당하던 히이며 UN한국위원단이 방한하여 한반도 정부수립에 관한 논의를 하던 해이다 6월에 미군정은 산하 한국인기구를 두었으며 7월에는 북한측과의 합동회담을 열었다 이러한 남북분단이라는 이념적 지형도를 형성하는 격동의 시기를 겪던 한국문단은 식민지 시대의 문학을 청산하고 왜곡된 민족의식을 바로잡고 새로운 자기비판의식을 일깨우는 민감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부류의 시들이 갈등과 혼란 해방의 감격과 환희 혼돈을 거듭하면서 지속적인 억압과 고통의 늪을 빠져나와 스스로 이념적 지향성을 뚜렷히 자리잡으면서 나름대로의 자신의 역량을 드러낸다
구상의 「이제사 마즈막 인경을 울려-決死反託烽起에 부치는 노래」<부인신보>(서울, 1947.6.25.)에서는 신탁을 반대하는 당대 현실의 상황 속에서 무심한 강대국의 힘에 대항하는 노력이 보인다고 노래한다 결국 시에서는 신탁통치에 대한 결사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을 내비친다 해방은 되었건만 실제적인 해방이 아니라 애닮기만 하는 심정은 온전한 해방을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