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다, 내가 떠오른다.
멍하니, 갈색 안개 속에서 나를 자각한다.
지금, 진짜 내가 맞아?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먼 우주 어딘가에서 나를 느낀다.
이 작은 몸 안에 무한한 상상의 우주.
그 우주의 어딘가에 있는 나.
그걸 지금 느끼고 있는 나.
그래, 그게 나야.
나를 느끼는 순간이 있나요?
전 중학생 때부터
학교 가는 버스 안에서
이런 상상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머릿속으로
여러 소설을
각본을 만들면서 말이죠.
그런데 그때를 떠올리면
갈색 안개 속 같아요.
갈색 안개 속 흐릿하게
나를 자각하며
무한한 상상을 펼쳤던
소녀였어요.
그때 그 상상을
떠올리며
시로 남겨보았습니다.